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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조허모[照虛耗]

by 석암 조헌섭. 2015. 2. 15.

 


 
조허모[照虛耗]

 우리의 대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설날을 기다리는 바로 전날, 섣달 그믐날 밤을 제석[除夕] 제야[除夜]라 한다. 
이는 한 해를 마감하는‘덜리는 밤’이란 뜻이다.까치설이 바로 이날이다. 

신라 소지왕 때 궁주[宮主]와 중[僧]이 공모하여 왕을 해치려 하였는데,
까치와 쥐,돼지가 도와서 이를 모면하였다는
전설[傳說]이 있다. 
쥐와 돼지는 십이간지에 들어가는 동물[]이라 설날이후,‘쥐날’‘돼지날’이 있지만,

까치는 기념할 날이 없어
설 바로 전날을 까치의 날이라 하여 “까치설”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양력 섣달 그믐날 밤 자정에 서울 보신각과 각 지방에서는 33번의
제야[
除夜]의 종을 울린다.


33의 숫자는 불교[
]에 뿌리를 둔 숫자다.
이 세상에는 자비스러운
33 관세음보살이 있는데 모든
사람으로 화신[化身]을 한다.
33은 그 모든 곳에 있는 그 모든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려[麗]말 성균관[] 서생들이 대궐 앞에서 상소할 때도 33명을
뽑아 보냄으로써 전체 의사임을 표방하였고

또한, 만인산[萬人傘]이라 하여 육조거리에서 지방 수령들의 송덕[]
시위[侍衛]를 할 때도 33명을 뽑아 올림으로써
그 지방 백성의
총체적[總體的] 의사임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3.1운동 때 민족[] 대표를 굳이 33명으로 한 것도 바로 같은 이치다.
 즉 33번의 종을 치는 것은 ‘온 사방 만 백성’의 시름과 번뇌를 씻고
새로운 한 해를 축원하는 의미이다.
 
또한,‘해지킴’이라 하여 제야(섣달그믐날) 졸거나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하여 방마다 불을 켜고 밤을
새우는 풍습[風習]이 있는데, 

이를 조허모[照虛耗]라고 하며
이것은 조왕신이 지난해를 심판받고 새해의
길흉[吉凶]을
받아 들고서 섣달 그믐날 밤 부엌을 통해 들어온다고 믿었으며,  
조왕신이 돌아오시는 날 밤 부엌을 비롯, 방, 외양간 측간 구석구석에 등불을
켜 잡귀를 쫓은 다음 경건하게
자신의 운명[運命]을 기다리며 밤샘[守歲]을
했던 것이다. 

이를 조허모[照虛耗]라 하여 우리 한국인이 신과 직결된자신의 양심[良心]에
되돌아오는 유일한 시간 이었던 것이다.

우리 고유의 설명절에는 블벗님 가정에 건강(健康)과 행운(幸運)이
가득하시고
하시는 일 소원성취 하시길 바랍니다.
福 福 福 많이 받으십시오. 

2015년 2월 15일
昔暗 조 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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