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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백아절현[伯牙絶絃]

by 석암 조헌섭. 2015. 2. 10.
이화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연변대 최미선 교수님의 연주 모습석암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절현[伯牙絶絃]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중국 춘추 전국시대 원래 초(楚)나라서 태어났지만 진(晉)나라에서
 고관[高官]을 지낸 거문고의 달인 백아[伯牙]가 있었다. 


백아에게는 자신의 음악[音樂]을 정확하게 이해[理解]하는

절친한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있었다.
 백아가 거문고로 높은 산들을 표현[表現]하면 종자기는 


 “하늘 높이 우뚝 솟는 느낌은 마치 태산처럼 웅장하구나”라고
 하며, 큰 강을 나타내면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의 흐름이

마치 황허강 같구나”라고 맞장구를 쳐주기도 하였다.

또 두 사람이 놀러 갔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 이를 피하기 위해
동굴로 들어갔다. 백아는 동굴에서 빗소리에 맞추어 거문고를
 당겼다.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곡조인 임우지곡(霖雨之曲)을,
 다음에는 산이 무너지는 곡조인 붕산지곡(崩山之曲)을 연주하였다.

 종자기는 그때마다 그 곡이 의미[意味]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조금도 틀리지 않게 정확[正確]하게 알아 맞혔다.
 이렇듯 종자기는 백아가 무엇을 표현하려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感想]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백아와는 거문고를 매개로
 서로 마음이 통하는, 음악 세계[世界]가 일치하는 사이였다.  

유백아는 스승인 성연자가 백아를 태산[泰山]으로 데리고 올라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우주의 장관을 보여 주고 봉래 해안[壯觀]의
 거센 비바람과 휘몰아치는 도도한 파도[波濤]를 보여 주고 
바다와 비바람 소리도 들려주면서 음악을 가르쳤다.
 
 백아[伯牙]는 스승의 이러한 지도[指導]로써 비로소
 대자연[大自然]이 어울려 화합하는 음성과 신비[神祕]하고
무궁한 조화된 자연[自然]의 음악을 터득하여 백아[伯牙]에게는
 입신출세[立身出世]의 길이 열려 진[晉]나라에 가서 대부의
 봉작을 받기도 하였다. 

 그의 금예가 도달[到達]한 참된 경지[境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하여 견디기 힘든 고독에 백아는고국에 20년 만에 
 돌아와 자기에게 음악의 진경을 터득케 해준 스승 성연자를
 찾아갔으나 스승은 돌아가시고 고금일장만 유언[遺言]으로
 남았다.

백아는 상심하여 뱃전에 걸터앉아 탄식어린 거문고 한 곡을
 탄주[彈奏]하였는데, 가난한 땔나무를 해다파는 
종자기()라는 나뭇꾼이 자연과 교감하는 음성과 음악의
참된 경지[境地]를 알아들을 줄 아는 분을 만나 백아는 거문고
줄을 가다듬고 아끼는 수성조[隨聲調] 한 곡을 뜯었는데, 

수성조[隨聲調]를 다 뜯고 나자 종자기는 “참으로 훌륭합니다.
도도한 파도는 바람에 휘말려 넘실거리며 흘러가고 있군요”라고
 말하니 백아는 이처럼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감상[鑑賞]해 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어 다시 천풍조를 뜯으니종자기[期]
눈을 지그시 감고 천풍조를 다 감상하고 나서,

 “장엄하고 아름답기그지없고 가슴속엔 해와 달을 거두어 들이고
 발아래는 무수한 별무리를 밟고 서 있는 듯, 높고 높은 상상봉에
 의연하고 도저하게 서 있군요”라고 말하지 않는가!
어찌 더 이상 주고 받을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두 사람은 그대로 서로를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닌가.
 유백아와 종자기는 다음해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으나,
 종자기[는 그만 병들어 죽고 없어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가 통곡[痛哭]을하며 칼을 들어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려 자신의 음악[音樂]을 알아주는 오직 하나뿐인
그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다시 거문고를 뜯어 무엇 하느냐고
백아는 슬퍼했다는 “백아절현”의 예기. 

 백아절현[伯牙絶絃]은 요즈음 이해관계[利害關係]에 따라
친구를 사귀거나 친구[親舊]를 배신하는 현대사회[現代社會]의
이기적인 모습에서 진실한 우정을 생각하게 하는
고사성어[古事成語]이다. 

 또한 깊은 속마음까지 서로를 알아 주고 위하는 완벽[完璧]한
우정[友情]을 비유할 때 인용된다. 줄여서 절현[絶絃]이라고도
 하며, 백아파금[伯牙破琴] 지기지우()이라고도 한다.
    
2015년 2월 5일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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