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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덕률풍 (德律風)

by 석암 조헌섭.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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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률풍 (德律風)

요즘 지하철이나 길거리 어디든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사람을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생소[生疎]한 문자[文字]에 모르는 말이 나와도 인터넷에 찾아보면 금방 알려준다.
참 세상[世上]은 좋은 세상이다. 

예전엔 스승님게 여쭈어보고 국어사전 백과사전, 영어사전, 옥편[玉篇]에서
찾아보아야 하는 것을 
요즘엔 메시지 작성을 못하는 사람을 위해 구글 창에서는
 음성인식[音聲認識]으로도 
금방 찾아준다. 참 신기한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 말이 맞는지 다툴 일이 없고, 많이 배울 필요[必要]도 없다. 

내 핸드폰이 스승이고 무엇이든 모르는 것은 필요할 때 찾아보면 되니까!
인간지능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전자기능[電子機能]이 좋아지고 있다. 

이래도 되는 것인지…? 
 “사람의 몸도 움직여야 건강[健康]해지고 뇌도 가만두면 녹슬어”
못쓰게 되니 우리 모두 열심히 정진[精進]하여 건강하고 현명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내 가족[家族]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사는 나 . 괜한 걱정도 해본다. 


                                                                     
19세기 당시의 전화기.


덕률풍은 다리풍이라고도 하며 지금의 전화기[電話機]를 말한다.

전화기 최초 특허를 낸 것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Alexander Graham Bell, 1847~1922)이 
1876년 2월 15일이다. 
이 땅에 최초로 전화가 들어 온것은 ​1882년 청나라에 전기 기술을

배우러 갔던 유학생[留學生] ‘상운’에 의해서다.

이후 1884년 정식으로 전화가 도입됐지만 당시 불안정한 일련의
사건[事件]들로 인하여 전화
사업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1896년 통신
불모지 조선땅에 에릭슨 기업이 전화를 개통했다. 

그 모양은 네모반듯한 나무 곽위에 쇠종이 2개가 얹힌 신통[神通]
기계였다.
영어로 " 텔레폰 "이 중국어로
 "떨뤼풍"에서 "덕률풍[德律風]"으로 차음[借音]된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21세 때 명성황후[明成皇后]가 시해되었다. 
 이에 울분을 참지 못하여 일본군 장교를 타살[他殺]하였다. 
중죄로 사형 언도를 받고 인천 감옥에서 사형집행[死刑執行]을
기다리고 있을 때 고종임금이

덕률풍으로 감형[減刑]을 지시하여 살아났다. 

사형집행을 중지하라는 파발마를 띄워도 2~3일은 족히 걸려 때는
이미 늦어진다.

 그러나 덕률풍으로 구사일생[九死一生]한 것이다.

그 후 고종은 쓸쓸히 궁에서 지내다 1919년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일제의 반대로 조상의
예법대로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명성황후와 홍릉에 합장[合葬]한다.

고종이 승하하자 효심 깊은 순종은 평소 전화를 애지중지[愛之重之]
하셨던 고종이 묻혀 있는 
홍릉까지 전화를 가설하여 3년 상을
덕률풍으로 치렸다. 


즉 순종이 기거하던 창덕궁에서 고종이 묻힌 흥릉[구리]까지 전화선을
연결[連結]하고
순종이 아침마다 덕률풍을 앞에 놓고 곡을 하면 흥릉의
능지기는 수화기를
무덤가에 대지만 대답이 있을리 없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종의 화상전화 성묘인 셈이다.


순종이 능을 향해 전화로 아침저녁으로 곡을 하였다는 일화[一話]에서 
개화기 때 우리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아려온다.   
덕률풍이 들어 온 지 125년이 지난 이제 한국은 와이브로를
비롯한 첨단기술의 통신강국이다

인터넷 전화, IPTV, 영상통화 등 첨단통신 인프라가 구축되어 가히
통신[通信] 천국이 되었다. 
삐삐로 8282[빨리빨리] 1010235[열열히 
사모해]등 문자에서 음성 메시지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마트 폰, 페이스 폰, 등 실로 통신 도깨비 시대[時代]에 살고 있다. 

이젠 영감과 마누라보다 핸드폰이 더 좋은 친구[親舊]가 된 세상이니… 

2021년 5월 일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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