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463)

개판

by 석암 조헌섭. 2016. 3. 26.

 

 
 요즘 정치권이 하는 꼬락성이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삶은
안중무인(眼中無人)에도 없이 패거리 싸움만 하는 것을 보면 참
 가관(可觀)이고 아이러니하며 개판이다.
 국회의원 후보자 40%가 전과자라니 투표할 생각도 없어진지 오래다.

또한, 죄(罪) 없는 어린아이들이 부모(父母)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는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우리는 흔히 이럴 때 개판이란 말을 많이 쓴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앞뒤 순서(順序)가 헝클어져 엉망이
되었을 때
일컫는 말이다.


고대(古代)로부터 우리 선조(先祖)에게는 성스럽게 이어져 오던
 계불의식 (稽紱儀式)이란 것이 있었다.
이것은 옛날 삼신님께 죄를 지은 황궁이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기 몸을 띠 풀고 결박(結縛)하고 천제단에 나아가 하늘에 속죄해
 줄 것을 빌었는데, 이러한 속죄 행위를  계불의식이라 하였다.

이처럼 속죄하는 마음이 있으면 계불이 있고,
그 마음이 없으면 계불이 없었다고 하여 계불이 개뿔로 되고

“개뿔도 없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개불의식을 행한 장소를 장(場)이라 하여 장이 판이 되어 계불을 행하던 장소가 개판으로 폄하되고 우화(寓話)로까지 비약(飛躍)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세대가 내려갈수록 풍속(風俗)이 속되게 되는 것을

 세강속말(世降俗末)이라고 하는데, 세상이 각박(刻薄)하고 인심이
 흉흉할 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개판이란!
오늘날 “상태나 행동이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할 때 쓰이는 데” 이처럼 본디 말이 없어진 대표적 사례를 보면
야단법석(野壇法席)은 원래 불가에서는 야외에서 베푸는 설법의
 자리인데 “몹시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운 일”로 세강속말이 되었고,

또 “아사리()”라는 말은 불가에서 제자를 가르치는
덕망(德望)스런
 높은 스님을 말하는데,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무법천지(無法天地)가 된 것”으로
비유하는 말로 세강속말(世降俗末)이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옛날에는 개관이 많았는데 즉 종교의식(宗敎意識)에서 행하는
 육신의 고백(告白)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모두
 계불의식 (稽紱儀式) 이었으므로 오늘날 세강속말이 되어 흉흉하게
 변했다고 한다.

개(犬)에게도 본받아야 할 오륜(五倫)이 있다고 하는데,
불범기주(不犯基主)라,주인에게는 덤비지 않는 것은
군신유의(君臣有義}와 부합되고,
 
불범기장(不犯基長),작은 개가 큰개에 덤비지 않는다는
장유유서(長㓜有序) 해당하며
 
부색자색(父色子色) 새끼가 어미의 색깔을 닮은 것은
부자유친(父子有親)과 통하고,
 
유시유정(有時有情), 때가 아니면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부부유별(夫婦有別)이며,
 
일폐군폐(一吠郡吠)한 마리 짖으면 동네 개가 함께 짖는것은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

요즘 일어나고 있는 위정자(爲政者)들의 일련의 사태를 보며
군사독재(軍事獨裁)시대에도 없었던 초유의 사태 끔찍한 사건들이
 사회(社會)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행하지 않을 때 개보다 못한 인간이 된다.
개도 주인의 말귀를 알아듣는데,
하물며 사람이 도리에 벗어난 짓을
행함에…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사람다운 개보다 못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2016년 3월 26일
♥석암 曺 憲 燮 ♥    
 

'나의 이야기(463)'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편[敎鞭]이란?  (0) 2016.04.25
횡설수설[橫說竪說]  (0) 2016.04.08
괘씸죄  (0) 2016.03.17
국민학교[國民學校]  (0) 2016.03.13
정조대[貞操帶]  (0) 201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