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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무가유향(無可有鄕)

by 석암 조헌섭. 2018. 8. 7.

 

가유향(無可有鄕)
저는 내고향 합천(陜川), 박물관(博物館)이 있는 쌍책면 촌놈인데 ,
1979년 6월 대구() 대명1동으로 이사 온 지 어느덧 40년~  

현재 사는 곳은 
1945년 3월 5일 대구 부령에 의거 대명1동으로 발족하여 세 번의 
분동(分洞)으로 대명 11동까지 늘어났으며, 현재 내가 사는 앞산(前山) 아래 

안지랭이의 유래를 보면, 

“예로부터 앉아서 물맞고. 앉아서 비 맞고. 앉아서 놀기 좋다. 는 뜻의 
“안좌령(安座嶺)”에서 지금의 안지랭이가 되었다고 한다.
양녕대군이 피난 와 머무르면서 살펴보니 대구()가 살기 좋은 곳이고. 
자신이 편히 있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대구시민이 자주 찾는 앞산 자락 아래 40년 지기들과 대명동 대덕산악회를 
1994년 4월 24일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대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월 
부부와 함께 산행하고 있으며 차(茶)와 술잔을 기울리며 얘기꽃 피우면서 

즐겁게 살고 있다.  

나에겐 이만하면 무가유향[無可有鄕]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시인 윌리엄 모리스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일백세의 삶을 실현한 글이다.
오래 살고 싶어서 좋아하는 글이 아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보다 줄리앙 웨스트의 ‘무병천지(無病天地)’보다
더 무한한 자유로움 속에서 오로지 나만의 오복과 한거(閑居)를 즐기고

 싶음이다.

이처럼 오복을 두루 갖춘 이상촌(理想村)을 오복동이라 하는 오복동 설화는
  경북 상주지방에 전하였고 청학동 설화는 전라북도 남원지방과 경상남도 
하동 지방에 전하고 있으며 그리고 도원 설화는 도연명(陶明)의 도원기에

 전해오고 있다.

오복동 설화(話)

옛날에 어떤 사람이 산에서 나무를 하는데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나무꾼이 사슴을 잡으려고 작대기를 들고 사슴의 뒤를 쫓아 갔으나
사슴은 자꾸 달아나서 나무꾼은 해가 질 무렵까지 사슴을 쫓아다니다가 
마침내는 사슴이 어느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나무꾼은 끝까지 쫓아가 사슴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사슴이 들어간 
굴속으로
 따라가 보았더니 그곳은 캄캄한 굴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는
 별천지(別)였다.

나무꾼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그곳에 사는 한 사람을 붙들고 이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옛날에 이 세상의 난(
亂)을 피하여 
이곳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산다고 하였다.

 나무꾼은 그곳에서 푸짐하게 대접(接)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곳이 바로 전설(說)속의 오복동이다.


그 뒤 사람들이 오복동을 찾아가려고 하였으나 다시 그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한국판 샹그릴라이다.

이와 같은 설화는 흔히 중국의 “도원설화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이도 있으나 이인로(李仁老)의 “파한집에서 청학동을 
중국의 도원에 비교한 것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옛날 중국 진(晉)나라 때에 무릉(武陵)이라는 곳에 한 어부가 발견한 
이상향(理想鄕)으로 무릉도원(武陵桃源) 이나 
오복동, 청학동, 도원을 

모두 한 번쯤 답사한 사람은 있지만, 다시 그곳을 찾으려고 함에도 
다시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이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이와 같은 설화를 사실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설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향은 모두 입구가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통로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 통로를 지나면 광활(廣)한 평야와 마을이 있으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난을 피하여 들어와 이상촌(理村)을 건설한 
사람들로, 이 세상과 인연(緣)을 끊은 것으로 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이상향을 발견하는 사람이 오복동의 경우 나무꾼이지만 
도원의 경우는 어부()로 되어 있으며, 오복동은 좁다란 산길을 지나
 굴속에 있지만 도원은 강을 따라 들어가 무릉도원(武)을 지나서 
오복동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오복동설화”는 우리 조상들이 생각하던 이상향(鄕)이다. 
이상향은 평화를 사랑하던 우리 조상들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이와 유사한 민담(民)의 출현이 많이 보인다.

영국의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이란 소설이 있다.
여기서 나오는 샹그릴라가 위치한 곳은 티벳의 히말리야 산속이다.
히말리야의 티벳 어느 마을에 불로 장수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확신(確)에 잡혀 글을 썼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이상향(理想鄕)을 꿈꾼다.
 그러나 꿈은 오로지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집에 산해진미(山海珍味)와 값비싼 의복, 고가의 자동차를 굴리는 
 꿈에 젖어 살고 있다.

물질적인 명품에 사로잡혀 현재의 정신(神)이 병들고 있다.
오복동이나 무릉도원이나 샹그릴라나 모두가 인간이 자연화 된 삶이다.
잘 먹고 잘 입고 온갖 환란(患亂)에 젖어 사는 삶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 명나라 때 환초도인 홍자성(洪自誠)은 채근(菜根)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인상능교 채근즉 백사가성(人常能咬 菜根卽 百事可成)이라.
사람이 항시 풀뿌리를 먹는 정신으로 살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리라.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했겠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면 뜻을 잃는다는 말이다.
이상촌(理想村), 이상향()이 있는 별천지를 우리가 만들어 갔으면…


2018년 8월 일 
석암 조 헌 섭 


샹그릴라(Shangri-La) - 향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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