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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견아설(見我舌)

by 석암 조헌섭. 2018. 7. 13.

 

 전국시대 위나라의 모사 장의(張儀)
아설(見我舌)
견아설(見我舌)의 뜻은 내 혀를 보아라. 비록 몸이 망가졌어도 혀만 살아 있으면
 뜻을 펼 수 있다는 말로서 부족한 것이 많더라도 한 가지라도 뚜렷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比喩)하는 말이다.

전국시대가 한창이던 기원전 4세기 말엽. 위나라에 장의(張儀)라는 가난뱅이가
 있었다. 비록 가난뱅이지만 남보다 뛰어난 재능과 수완, 혹은 꾀가 있는 자라면
 출세할 수 있는 기회(機會)는 있다.

어떤 나라든 남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인물을 채용(採用)해서 나라를 강하게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이 가난뱅이 장의(張儀)도 젊었을 때부터
입신출세(立身出世)의 야망을 품고 있었다. 

 장의(張儀)는 전국시대 세객(說客)으로 소진(蘇秦)과 더불어 쌍벽을 이룬
 사람이다. 장의(張儀)는 소진(蘇秦)과 함께 권모술수(權謀術數)에 뛰어난 
귀곡(鬼谷)선생에게 종횡술(縱橫術)과 합종, 연횡설(說) 등을 배웠다.

장의(張儀)의 우수한 머리는 남보다 몇 배나 뛰어나 다른 제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소진(蘇秦)은 스스로 자기 재주가 장의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할 정도로
 장의는 재능이 뛰어났다.
 
장의는 학업을 마친 뒤 제후들에게 유세를 하고 다녔다. 어느 날 초(楚)나라의
 재상인 소양(昭陽)이란 사람의 식객이 되었다. 식객이란 장래 유망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군후(君侯)나 고관이 길러주는 사람을 말한다.

어느 날 재상이 개최한 연회에서 술을 마시는데, 초왕(楚王)에게서 하사받은
 "화씨벽(化氏壁)"이라는 보석이 없어졌다.
 "장의는 집도 가난하고 소행도 나쁜 놈이니까 도둑은 그놈이 틀림없다"

모두 제각기 장의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소양(昭陽)도 그렇게 믿고 장의를
 문책했으나 자백하지 않았다. 그래서 매질하기를 수백 번, 그래도 최후까지
 죄인임을 승복(承服)하지 않았다. 소양은 하는 수 없이 방면했다.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집에 돌아온 그를 보고, 그의 아내가

"공연히 책을 읽고 떠돌이 신세가 되니까 이런 곤욕을 당하시는 것입니다"
앞으로 공부와 유세 같은 것을 안 했으면 이런 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탄식(歎息)하자

장의(張儀)가 물었다. “내 혀가 있는지 보아 주오.
아직도 있는가?” 아내가 비웃으며 말했다. “혀가 있긴 있구려.” 장의가 말했다.“
그러면 됐다.

"몸이 비록 상처투성이가 되고 절름발이가 되어 팔이 하나 없더라도 자기의
 혀(舌)만 건재하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면서 장의는 처에게 천하도 움직여
 보이겠다고 말했다.

장의는 소진(蘇秦)이 이룩했던 합종책(合縱策)을 깨뜨리고 소진과는 반대로
 육국(六國)이 연합하여 진(秦)과 동맹을 맺어 화친해야 한다는 
연횡책(連衡策))을 주장하였다.
장의는 탁월한 언변으로 논리적인 유세를 펼쳐 진(秦)나라에 등용되어
 재상에까지 이르렀으며 그 혀 하나는 천하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장의열전(張儀列傳)에 나온다. ‘견아설(見我舌)’은 ‘

내 혀가 여전히 있는가’라는 뜻의 ‘오설상재(吾舌尙在)’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소진(蘇秦) 장의(張儀)가 왔다가  맞고 달아나겠다”하는 
 것은언변(言辯)이 뛰어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정치인들은 선거에 떨어져도 ‘견아설’을 외치며, 이번에는 어떤 이유로 선거에서
 떨어졌지만 다음에 꼭 당선()될 거라고 장담()하면서 가족이나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4년 후에 있을 선거를 준비하는 무모함을 보여 준다.

그래서 집안이 서서히 망하려면 예술((하는 자식이 생기고,
급격히 망하려면 정치()하는 자식이 생긴다는 농담(弄談)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정치를하려면 소진(蘇秦)과 장의(張儀)같이 뛰어난 재능이 완벽한 사람이 해야지
 금전(金錢)을 추구(追求)하는 자는 명예(名譽)를 더럽히는 정치는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7월 일 석암 조헌섭


중국 전통음악과 화려한 무용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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