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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남자 산욕(男子産褥)

by 석암 조헌섭. 2019. 6. 21.
자 산욕(男子産褥)

요즘 젊은 부부가 결혼하여도 아이 갖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산모가 겪는 출산의 고통이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 분만보다 제왕절개(帝王切開)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제왕절개란 로마의 시저 황제가 태어날 때 복부를 절개해서 태어났다고 한데서
유래한다.

 
아내의 출산 전후에 남편이 출산에 따르는 일을 하거나 흉내 내는 풍습(風習)이
있는데, 
이를 남자산욕(男子産褥)이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도부터는, 배우자 출산휴가(出産休暇) 기간 유급화를
실시하면서…
무급 2일에 유급 3일, 합쳐서 총 5일을 쉴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이는 아내의 출산한 고통을 남편에게도 조금은 분담하려는 배려(配慮)이다.

조선 시대에도 배우자에게 출산휴가를 주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데, 세종대왕 시절 
관노(官奴)가 아이를 낳으면 그 남편에게 30일간 휴가를 주었다는 문헌(文獻)이 있다.
임산부에게 산후휴가를 주는 것 외에, 남편들에게도 남자산욕(男子産褥)이라고 
 하는 ‘의만휴가(擬娩休暇) ’를 주었다. 

‘의만’은 원시 풍속이다.
 인류학이나 민속학 연구에 따르면 어떤 부족은 부인이 출산하는 기간에 남편이
분만하는
 흉내를 내거나, 혹은 부인이 출산한 후에는 남편이 산모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가장해 부인을 대신해서 산후조리(産後調理)를 한다. 

그런데 진짜 산모는 밖에 나가 일을 하고, 침대에 누워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남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기도 하는데, 이런 남편을 ‘의만 남편’이라고 한다.
제로 아내가 임신하면 예민한 남편의 경우 덩달아 입덧도 하고 몸무게도
증가한다는데, 
이것을 일종의 남자 산욕, 의만휴가 또는 쿠바드라고 한다.
 
옛날에 아내가 진통을 시작하면 지붕위로 올라가 산모와 같이 소리를 지르고
뒹굴다가 
해산(解散)하면 지붕에서 뛰어 내리는 ‘지붕지랄’과 산실의 문지방에
구멍을 뚫고 상투를
 들이밀어서 산모가 상투를 휘어잡고 힘을 쓰게하는
‘상투빌이’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아기를 낳을 때 힘을 쓰기 위해 틀어잡은 줄을 남편의 고환(睾丸)에 직접
어 놓고, 
아내가  진통이 시작하면…
묶여있는 남자의 그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그렇게 해서라도 출산의 고통을 함께
느끼게 
하는 것이다. 

쿠바드 신드롬은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음식을 보면 헛구역질를 하거나 가슴앓이를
하는 등 산모가 겪는 임신 증상을 동일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성들이 생명을 창조해 낸다는 여성만의 생식 능력을 질투하거나 선망하는
다양한 모습이라는 데, 이제 출산의 고통은 여자만의 문제(問題)가 아니다.
 함께 진통하고 아픔을 동시에  인고(忍苦)하는 남자의 역할이 무거운 것이다.

요즘엔 결혼을 해도 출산을 꺼리니 갓난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01년 이래 18년째 초 저출산 상황 출산율 1.05명 세계
최하위를
 기록(記錄)하고 있다. 

농어촌엔 1면 1교도 지탱 못하여 이웃 면에서 학생을 빌려오는 형편이다. 

그 언젠가 TV를 보니 현 상태로 가면 우리나라 인구가 50년 후에는 2천만 명으로 줄고 
100년 후에는 대한민국이 없어진다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출산장려 정책인 듯싶다,
예로부터 삼희성(三喜聲) 이라 하여 듣기 좋은 세 가지 소리가 있는데, 

갓난아이 울음소리, 글을 읽는 소리, 다듬이질 소리는 담장 밖으로 
새어 나가도 좋다고 여겼다.

우리의 조상은 이 삼희성 소리가 어떤 명창의 노랫소리보다도, 대 음악가의 
연주보다도 듣기 좋고 즐거운 소리로 듣는 이에게 기쁨을 주는 소리로 꼽았다는데,
요즘엔 삼희성 소리가 들리면 시끄럽다 하여 이웃 간에 싸움질 할 판이니… 
삼희성 소리는 옛말이 되어 들어보기 어려울 듯싶다. 

인구수가 점점 줄어 걱정이 태산입니다만, 지난 10년간 출산정책 예산 100조는 
어디로 갔는지? 출산률은 떨어지며 혼족(혼族)이 많고 젊은이들이 결혼해도
아기를 낳기를
 꺼린다고 한다. 

아기를 가지는 순간 행복은 끝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정부에서 출산 장려정책을 내놓지만, 문제 해결은 어려운 모양… 
하기야 자식 낳아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경비가 너무 부담이겠지!

20년 후에는 젊은이 한 사람이 노인 5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니 지금 낳은 
내 아이가 고생하지 않도록 노인 복지 정책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의
무상교육(
無償敎育), 취업 보장 등을 위한 정책(政策)에 힘써야 할 듯싶다.

 
2019년 유월 일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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