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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128)

항우와 유방

by 석암 조헌섭. 2016.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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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유방

천하제패[下制]를 놓고 항우와 유방이 운명을 걸고 온 힘을 기울여

겨루는 마지막 한판 승부! 건곤일척[]이다.

당나라 문장가 한유가 홍구를 지나면서 옛날 항우와 유방의 전쟁[爭]에서

건곤일척[]을 촉구한 장량을 기리며 읊은 회고시에 나오는 말이다.

 

용피호곤 할천원[龍疲虎困 割川原]-용과 범이 피곤하여 강을 나누니

억만창생 서명존[億萬蒼生 性命存]-천하의 백성들이 목숨을 건졌네

수권군왕 희마수[誰勸君王 回馬首]-누가 왕에게 말머리 돌리자 하여

진성일척 도건곤[眞成一擲 賭乾坤]-진정 ‘건곤일척승부를 겨루게 했나.

 

일진일퇴 [退]의 격전 속에서 사면초가[]의 작전으로

천하를 제패한 유방,

 

 해하의 전투[]에서 전세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추마의 말머리를 돌려 오강으로 도망하여 자결[]하는 항우,

 

 

역발산혜 기계세[力拔山兮 氣盖世]-힘은 산을 뽑고 기계는 세상을 덮는데

 

시불리혜 추불서[時不利兮 騅不逝]-오추마가 나나지 못하니 내 어찌하겠는가 

 

추불서혜 가내하[騅不逝兮 可奈何]-시세 불리하니 오추마가 나아가지 못하는구나

 

우혜우혜 내약하[虞兮虞兮 내약하]-우혜여! 우혜여! 너를 어찌할거나.

 

사랑하는 애희 우미인과 헤어져 피눈물을 흘리며 쓸쓸히 죽어간 항우장사,

항우는 품성 []과 자질 면에서 한고조 명문을 뛰어넘는 명문가

 출신[]이었다.

 

공격하는 성[]마다 초토화시켰고 그의 깃발만으로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 정도였다.

 

반면 유방은 술이나 마시고 여자를 회롱하며 지내는 뒷골목의 건달에

 불과했다. 

그저 시장잡배들과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낙락하는 세월[]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처세[]는 달랐다.

항우가 잘 쓰는 말은 “어떠냐[何如]!” 였다.

싸워 이길 때마다 부하들을 향해 이 말을 던졌다.

당대 최고의 전사이자 지도자임을 자부하는 표현이었다.

 

시골 건달 출신인 유방은 늘 부하들에게

“어떻게 하지[如何]?”를 물어봤다.

닥친 어려움에 대한 계책[]을 촉구하는 말이다.

머리를 빌려 달라는 요구이고 여론 [輿]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다.

 

항우는=하여[何如]--어떠냐!

유방은=여하[如何]--어떻게 하지!

 

“어떠냐”라는 지도자의 말에 부하들은 찬사 외에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없다.

애초 의사소통을 위해 나온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어떻게 하지”는 상대방의 지혜[慧]와 능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두 영웅의 다른 말은 결국 운명[命]을 가르는 갈림길이었다.

어떠냐는 자기 잘난 점에 빠져 훌륭한 인재들을 떠나게 하었고,

어떻게 하지는 인제를 빨아들이는 처세술[]이었다.

양금택목[良禽擇木]--훌륭한 짐승은 나무를 택해서 보금자리를 짓고,

 

현신택주[賢臣擇主]--훌륭한 신하는 군주를 택해 섬긴다.는 말이 있다.

 

지도자가 사람을 뽑지만, 동시에 부하들도 자신의 리더를 선택한다. 

 출발 지점에서 한참 앞서 있던 항우가 결국 유방에게 패하고 만 것은

 다름 아닌 인재 활용의 능력[力]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불세출의 영웅[] 항우가 동네건달 유방에게 패한 것은 자기 힘만 믿고

유능한 부하가 대책[]을 제시해도 너 따위가 뭘 알아 하며 듣지 않고 

독단[] 전횡[]의 표본 때문이었다는데…

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독단 전횡[斷 專]을 오해하여

 카리스마가 있고 리드십이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한비자가 말하기를…

삼류의 리드는 자기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의 리드는 남의 힘[力]을 사용하고

일류의 리드는 남의 지혜[知]를 사용한다.

 

 그래서 부하가 각자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참된 리드십이다.

 

또 말하기를

닭이 울어 때를 알리고 고양이가 쥐를 잡고 하듯이 부하 한 사람 한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면 위에선 사람은 스스로 할 일이 없어진다.

위에선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한비자가 말한 일류 리드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침착하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일류 리드십이다.

  

인재 활용의 능력이란 바로 오늘날 지도자의 최고 덕목이기도 한 ‘소통’의

 리더십을 유방처럼 발휘[]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6년 6월 16일

석암 조헌섭

 

 리더십의 차이 = 항우와 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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