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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32)

[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34> 한국의 '콜드 케이스'

by 석암 조헌섭. 201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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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34> 한국의 '콜드 케이스'

[중앙일보] 입력 2014.04.14 00:02 / 수정 2014.04.14 00:02

범행 2~3년 돼도 못 풀면 장기미제 … 공소시효 끝나면 영구미제

 고석승 기자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콜드 케이스(Cold Case)’를 아시나요?

 제목 그대로 장기미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미제사건들이 크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TV 밖 현실은 어떨까요?

미제사건의 현황과 주요 장기미제사건 등 국내 ‘콜드 케이스’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미제사건의 정확한 명칭은 ‘미제편철사건’이다

. 미제편철이란 수사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까지 사건을

 잠정적으로 종결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정확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사건 발생 2~3년이 지나도록 범인을 잡지 못하면 미제편철로 분류된다.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범인을 검거하지 못할 경우 사건은

 영구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자동 종결 처리된다. ‘풀지 못한 미스터리’로 남는 것이다.

 

미제사건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미제편철된 사건은 2009년 23만9871건에서 2012년 25만4457건으로

 1만5000건가량 늘었다. 이 중 상당수가 살인·성폭행 등 강력 범죄다.

 범죄 전문가들은 수사인력 부족과 초동수사 미흡 등을 미제사건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한다. 동국대 이윤호(경찰행정학) 교수는 “범죄 수법은 날로 진화하는데 수사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첨단 수사기법 도입과 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일선에서의 수사 부서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며 “수사 인력 보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표적인 콜드 케이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

 

1991년 4월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 마지막 피해자 권모(69)씨가 피살된 야산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에서 일어난 미제사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다. 사건은

1986년 9월 19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에서 이모(71·여)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91년까지 태안읍 반경 5㎞ 안에서 10명이 살해당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여중생에서 70대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대부분 성폭행당한 뒤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가지나 스카프로 목이 졸려 숨졌고

시신 일부는 잔인하게 훼손됐다. 연인원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000명에

 가까운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음에도 8차 사건을 빼고는 어떤 사건의 범인도

 잡히지 않았다. 그 때문에 단독범의 연쇄 살인인지, 각각의 개별 사건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91년 4월 3일에 발생한 권모(69)씨 살해사건의 공소시효까지 2006년 만료되면서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았다.

압구정동 어린이 유괴 살인 사건

 

1991년 초 서울 압구정동 어린이 유괴범이 공중전화 부스에 남겨놓은 협박 메모. [중앙포토]
91년 집 앞 놀이터에서 놀던 이모(9)군이 30대(추정) 남성에게 유괴돼 살해당했다.

 그해 1월 29일 서울 압구정동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군은

 그로부터 44일 후인 3월 13일에 잠실대교 인근 한강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위에서 나온 음식물이 유괴 당일 먹은 점심으로 판명돼 유괴 직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범인은 이군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60여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군의 부모를 협박하고 돈을 요구했다. 협박전화 속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범인은

수도권 출신의 30대 전후의 남성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가 2007년 개봉돼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을

 불러왔지만 공소시효는 2006년 만료됐다.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

 

1991년 8월 인천 부평역 앞 광장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개구리 소년 찾기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앙포토]

91년 대구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5명의 아이가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후 2002년 9월 유골로 발견된 사건. 아이들이 실종된 3월 26일은

 기초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일이었다. 아이들은 동네 인근 와룡산에 오르기 전 학교

 친구와 마을 주민들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경찰은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대구지방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해 수색 반경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연인원 35만 명의

수사인력이 투입되고 국가적인 관심사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행적은 찾지 못했다.

 

그 후 11년6개월 만인 2002년 9 26일, 아이들의 유골과 신발 등 유류품이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발견됐다. 부검을 맡았던 경북대 법의학팀은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타살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사는 진척이 없었고,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2006년 3월25일 영구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사건

99년 5월 김모(6)군이 학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골목길에서 누군가가 뿌린

 황산에 화상을 입고 숨졌다. 김군은 얼굴을 비롯한 전신의 40% 넘게 3도 화상을

 입고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다 사건 발생 49일 만에 사망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한 데다 목격자도 거의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다

 2005년 수사본부가 해체됐다. 최근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건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의 요청으로 수사가 재개됐다. 다음달 20일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대전 둔산동 은행 강도살인 사건

2001년 12월 말 대전의 한 은행 지하주차장에서 강도범들이 현금을 수송하던 은행 직원

 1명을 권경찰이 야간순찰 중 탈취당한 38구경 권총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큰

 논란이 빚어졌다.

사건 발생 8개월 후인 2002년 8월 경찰은 20대 용의자 3명을 붙잡아 자백을 받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고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용의자들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들이 석방된 이후 현재까지 사건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2월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2003년 11월 중학생 엄모(14)양이 하굣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엄양은 어머니에게

 “곧 집에 들어간다”고 전화 통화를 하고 집으로 가던 중 실종됐다. 학교에서 엄양의

 집까지는 불과 10분 거리였다. 실종 23일 만에 경기도 의정부시 곳곳에서 가방·양말

·노트 등 엄양의 유류품이 발견됐다. 2004년 2월 8일 집에서 6㎞가량 떨어진 배수로에서

 엄양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엄양은 알몸 상태로 배수관 안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시신에 외상 흔적은 없었으나 특이하게도 손톱과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이 때문에 ‘포천 매니큐어 살인 사건’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소시효는 2018년 11월 8일까지다.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3억원이 든 돈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 범행에 사용된 총이 사건 두 달

요구르트 독극물 투입 사건

2004년 8월 11일부터 9월 19일까지 대구 달성공원과 두류공원 등에서 농약이 주입된

 요구르트를 마시고 1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신 및 식중독 증세를 일으킨 사건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요구르트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지만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로 여겼다. 사망자는 마지막 범행인 9월 19일에 나왔다.

 

 이날 오후 5시쯤 달성공원에서 전모(63)씨가 벤치 위에 있던 요구르트를 마시고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만에 숨졌다. 사망자가 나오면서

 경찰은 사건을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로 보고 뒤늦게 수사본부를 구성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국과수의 분석 결과 요구르트에 주입된 물질은 원예용 살충제인

 ‘메소밀’이었다. 경찰은 대구시내 농약상들을 중심으로 전방위 수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 어린이집 교사 살인 사건

 

2009년 2월 제주 어린이집 여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도로변 배수로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포

2009년 2월 1일 새벽 실종됐던 20대 여성이 일주일 만에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어린이집 교사였던 이모(27)씨는 퇴근 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술에 취한 채 남자친구 집에 찾아갔다. 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새벽 3시에

 술에 취해 찾아온 여자친구가 달갑지 않았던 남자친구는 이씨를 퉁명스럽게 대했고

 다툼 끝에 이씨는 집을 나왔다. 이후 남자친구 집 인근에서 콜택시를 부른 기록을

끝으로 이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실종 5일 뒤 이씨의 소지품이 한 농원의 밭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수색 인원을 대폭 증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실시했다.

이씨의 남자친구를 포함한 지인들과 인근 거주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한 탐문수사도

 병행했다. 하지만 2월 8일 이씨는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속옷이 벗겨진 채였다.

 제주 전역의 택시를 모두 조사하는 등 경찰의 저인망식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결국 사건 3년4개월 만인 2012년 6월 수사본부가 해체됐다.

  공소시효는 2024년 2월에 만료된다.

 

고석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