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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동해부인[東海夫人]

by 석암 조헌섭. 2020. 9. 27.

 

동해부인[東海夫人]

올해는 코로나19와 긴장마, 태풍으로 고추, 참깨 배추 등 채솟값이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올라 서민들 생활이 자꾸 움츠려 든다.그 예전 어려웠던 시절 어느 초여름 날 !
큰 개울가에서 개울을 건너기 위해 말을 탄한 선비와 스님이 마주쳤다. 

건너편에는 아낙네들이 쪼그려 앉아 사타구니를 들썩이며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를 보고 선비가 스님을 골려주기 위해 문자를 쓰는데…

선비가 “계변홍합개[溪邊紅蛤開]라 -- 개울가에 홍합이 벌어져 있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면서속세에 사는 분이라 홍합이라는 고기를 빌려
시[詩]를 지으셨군요. 
저는 깊은 산에 묻혀 사는 중이어서 고기를 못 먹으므로 분수에 맞게 채소로
 시구[詩句]로 삼겠습니다. 하면서 시구를 읊는데, 

“마상송이동[馬上松栮動]이라 -- 말위에 송이버섯이 꿈틀거리고 있네.”
동해부인은 홍합을 남해안에서는 열합, 합자, 담치라고도 하는데,
강원도 지역에서는 섭조개라 부른다.





 
홍합 미역국
규합총서[閨閤叢書)]‘바다의 것이 모두 짜지만, 홍합만 홀로 싱거우므로 담채[淡菜]라 하고
또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있다. 

홍합의 암컷은 속살이 붉은색이고 수컷은 흰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에 따라서 담치, 섭, 합자, 열합이라고도 하며 시원한 국물맛은
일품이다. 


이 홍합은 따뜻한 성질을 지녀 여성의 자궁출혈, 대하증, 빈혈에 좋으며 속살이
 예뻐지고 피부를 매끄럽게 하여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른 봄이 제철인 홍합의 속살을 말리면 해산물이면서도 짜지 않고 채소처럼 
담백하다 해서 담채가 되었는데, 

채소를 뜻하는 채(菜)자를 사용한 이유는 홍합을 비롯한 모든 조개의 먹이가 바로
바다 채소, 즉 해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합을 ‘싱거운 채소’란 의미의 담채로 부르다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담치’로 변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포장마차가 많이 없어졌지만, 예전엔 골목길 모퉁이 실내포장 앞을 지나가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합찜에 소주 한 잔과 푸짐하게 떠주는 홍합 안주로 얼었던

 몸을 훈훈하게 녹여 정다운 친구와 옛이야기 나누던 옛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다. 

홍합은 동해에서 많이 생산되고 또 그 모양새가 여성의 생식기를 닮았다고 하여 
 동해부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홍합을 많이 먹으면 살결이 예뻐지는 등 여성적 매력이 더해진다고 
믿어지면서 [東海夫人] 불렀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이 홍합은 그의 외래종[外來-種]인 진주담치 라고 한다.
토종은 외래산에 밀려 그의 도태[淘汰]되어 울릉도에 조금씩 나온다고 한다.

일본의 튀김 요리인 덴뿌라는 원래 라틴어이다. 
16세기경 포르투갈 선교사[宣敎師]들이 일본에 들어와 고기 대신 새우를 기름에
 튀겨 먹었는데 포르투갈 이름으로 “카토르 템포라”라고 한데서 모방 되었다고 한다.
한데 이 덴뿌라를 먹고 이 막부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또 중국에서는 가리비[조개]를 ‘서시설[西施舌]’ 즉 서시의 혓바닥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서시는 양귀비, 왕소군, 초선과 함께 중국 4대 미인 중의 한 사람으로
서시가 모함을 받아 바다에 빠져 죽자 해변[海邊]에서 사람의 혀 모양을 닮은 조개가
잡혔는데 이를 서씨의 혀를 닮았다고 해서 ‘서시설[西施舌]’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홍합!!!
요즘은 ‘푸드 스토리텔링’ 시대 붐을 잘 타고 있다.

중국집에 가면 동해부인[東海夫人]을 소개하는 글귀가 있다. 
홍합 짬뽕이 좋다고 사설이 길다. 

이 처럼 요즈음은 추어탕의 효능, 메기탕의 효능, 낙지의 효능, 등 음식[飮食]도
 마케팅 전략으로 스토리화 하고 있다.

2020 10월 일
석암 조 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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