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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대포지교(大匏之交)

by 석암 조헌섭. 2017.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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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지교(大匏之交」

맥주잔은 크고, 양주잔이 작듯이 독한 술을 마시는 나라일수록 술잔은 
작고 약한 술을 마시는 나라일수록 술잔이 커진다.
막걸리는 알콜도수가 낮은 술,  따라서 우리 한국의 술잔들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술잔으로 손꼽히는 대포(大匏)가 우리 술잔인 것도 
이 때문 이다. 대포는 큰대(大)자에 박포(匏) 큰 바가지 술잔이란 뜻이다.
옛날 선비들은 풍류로써 세상을 구하리라 생각하였단다.


최치원의 난랑비 서문에 일국의 현모지도(玄妙之道)가 풍류에 있다고

하였으니 풍류 중에서도 왕희지의 “유상곡수(流觴曲水)”로 흐르는
물에다 술잔을 띄워 보내면 그 술잔을 받는 사람이 시를 지어 화답하는
놀이인데 경주의 포석정도 시를 지어 노래했던 곳이다. 

술 항아리에 신선이 있다고 하는데, 기분 좋게 취하면 이 몸도 한잔

또 한 잔에 얼큰하게 취해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옛친구와 또 언제 완월장취(琓月長醉)나  할랑가… 

한솥밥 나눠 먹고 정리(情理)를 다지듯이 한 잔술 나누어 마시고

의리(義理)를 다졌으며 그 공동체 운명을 확인하는 의식용(儀式用)
술잔이 대포요, 대포에 담는 의식용 술을 막걸리이게 마련이었다.

세조(世祖)는 여진족을 토벌하러 함경도로 떠나는 체찰사(體察使)
신숙주를 편전에 불러 놓고 궁벽(窮僻)을 타고 오르는 박덩굴을 가리키며
저 덩굴에 박이 여물 때까지 오랑캐를 평정하겠는가하고 물었다.

전승(戰勝)하고 돌아왔을 때 그 덩굴에 달덩이 같은 박이 여물었고 세조는
그 박으로 대포를 만들어 막걸리를 가득 붓고 한 잔 술에 입을 번갈아 대며
취하도록 마셨다고 한다. 이처럼 동심일체(同心一體)를 다지는 의례의
술잔으로서의 대포문화는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다. 옛날 각 관청마다

한 말들이 대폿잔을 만들어 두고 돌려 마시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의식이 제도화돼 있었다. 사헌부(司憲府)의 대포는 아란배(鵝卵杯),
교서관(校書館)의 대포는 홍도배(洪桃杯), 예문관(藝文館)의 대포는
벽송배(碧松杯), 시사(詩史)라 하는 풍류 모임에서는연종배(蓮鍾杯),
기생의 꽃신에 술을 담아 돌려 마시는 화혜배(花鞋杯) 대폿잔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리하여 생사고락을 같이하기로 약속된 사이를 대포지교(大匏之交)라
하기까지 했다.
삼도주(三道酒)란! 술의 맛과 멋을 아는 옛 선비들은 삼도주라는 술을
즐겨 마셨다.  바로 쌀막걸리를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삼도주(三道酒)라는 이름이 재미있다. 연유인즉,
공자(孔子)가 정성들여 가꾼 쌀과 노자 (老子)가 손수 만든 누룩과
석가(釋迦)가 길어 온 샘물로 빚은 술이라 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
그 얼마나 멋진 이름인가!!!

우리 선조님이 즐겨 잡수셨던 막걸리 장사 한 번 해볼까나.

막걸리에는 갈증을 없애주고 신진대사(新陳代謝)를 원활히 해준다 
막걸리에 항암물질인 "스쿠알렌"이 들어 있다는 것은 잘 아실랑가?
막걸리는 흔들어 먹어야 "스쿠알렌"의 효능(效能)이 더 많다는 데


막걸리 1병에 유산균이 요구르트 100~120병과 맞먹는다.
막걸리는 몸에 유익한 유산균 덩어리, 막걸리는 알코올이 든 영양제.
막걸리 한 병에는 700억~800억 개의 유산균이 들어 있어 과음(過飮)만

피하면 어떤 건강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니,
술을 못드시는 분은 반주로 소주잔 한 잔 정도라도 좋을 듯싶다.

저도 열심히 반주로 막걸리를 마신 덕분인지 몇달 전 건강 검진을

해본 결과 소주먹으며 고생하던 위염, 지방간, 고지혈증이 신기하게
없어져 담당 의사와 저도 놀랐으며, 막걸리 덕분에 건강하게 지낸답니다. 

우리 선조님의 현명한 지혜(智慧)에 감탄(感歎)하면서…

와인이나 양주, 소주보다 시골에서는 매일 막걸리를 마시고도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하니 막걸리 알맞게 드시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하시길

2017년 7월 일
♥애주가 조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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