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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구천(九天)

by 석암 조헌섭. 2017.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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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天)

참 좋은 4월 중순 봄비가 그치고 하늘도 청명(淸明)하여 가벼운
차림으로
 두류공원에 나가보니 꽃샘추위에 움츠렸던 시민(市民)들이

부지기수(不知其數)로 모여든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봄이 봄 같질 않고 꽃샘추위로 지새더니 간만에 화창한 봄 날씨다.  
산당화와 연산홍이 객혈을 하듯 붉은 핏덩이를 뭉턱 쏟아내고 있다. 

대구에는 양지쪽 벚꽃은 그의 떨어지고 응달쪽에만 하얀벚꽃이
흩날리는 데, 산야(山野)는 연푸른 잎으로 움이터 새옷으로 갈아입고 
한 달여만 지나면 청록색으로 변하여 찔레꽃 아카시아 향이
코를 찌를 듯 향기롭고 담장 넘으로 장미꽃이 반겨주겠지!

가끔 살랑이는 바람결이 훈훈한데 하늘은 끝 간데없이 맑고

 깨끗하다.
구천(九天)이 저렇게 맑은데…그 맑음이  오히려 슬퍼진다.
사람이 한평생을 살다 죄업(罪業)이 많으면 죽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돈다고 하는데 구천(九天)이란 어디를 말함일까?

하늘은 철 따라 봄 창천(蒼天), 여름 호천(昊天), 가을 민천(旻天),
겨울 상천(上天)의 사천(四天)이 있고,
 아홉개의 방위별로 부르는 구천(九天)이 있는데,

사천이란,

창천(蒼天)은 지상의 풀아 곳집처럼 쌓여 푸른(蒼) 하늘빛을 감돌게
                 하는 싱그러운 봄 하늘이고,
호천(昊天)은 해가 하늘에서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여름 하늘을 말하며,
민천(旻天)은 맑게 갠 청색계열의 푸른빛 가을 하늘을 가리키며,
상천(上天)은 회색빛 겨울을 말한다.

또한, 각 방위별로 구천(九天)은
동쪽이 창천(蒼天), 서쪽은 호천(昊天), 남쪽이 염전(炎天),
북쪽이 현천(玄天), 동북이 변천(變天), 동남은 양천(陽天),
북서가 유천(幽天), 남서는 주천(朱天), 정 중앙을 균천(均天)이라
하여 이를 두고 구천(九天)이라 한다.

또한 이 구천에 빗대어 구지(九地)가 있는데,

이는 손자병법에 아홉 종류의 땅을 말한다. 



구지(九地)를 보면,
산지(散地)--병졸이 흩어지기 쉬운 지형이고 
경지(輕地)--적진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 지형이며, 

쟁지(爭地)--서로 보유하려 쟁탈전을 하는 땅이고 
교지(交地)--피아가 서로 왕래하는 땅이며,
구지(衢地)--주변국의 왕래로 통로가 되는 땅이고  
중지(重地)--적지에 깊숙이 들어간 지형이며,

비지(圮地)--지형이 험준한 땅을 말하고  
위지(圍地)--사방이 적국으로 둘러싸인 땅이며, 
사지(死地)--퇴진하지 못하고 죽는 땅이다.

이승에서는 참 좋은 봄이나 죄업이 많아 구천을 헤매는 영혼을
천도하는 앞산 무당골과 사찰에서는 업이 많아 구천을 헤매는 영혼을
천도하는
 구병시식(救病施食)의 제례악(祭禮樂)이 바람결에 들린다.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는 요절(夭折), 횡사(橫死), 자기 집이 아닌
 타관·거리에서 죽는 객사(客舍), 결혼하지 못하고 죽는 미혼사,
자살·타살로 인한 죽음,

교통사고·해상사고 등의 사고로 죽은 사고사 등은 저승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원귀(寃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사찰에서는 천도제(遷度祭)를
 지내는가 보다. 구천에는 고혼(孤魂)이 구지에는 고신(孤身)이
슬픈 봄이다.


217년 4월 일
昔暗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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