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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73)

달도차면 기운다 .

by 석암 조헌섭. 201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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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차면 기운다 .

중국의 기기와 조선시대의 갈호배(蝎虎杯)
 계영배(戒盈杯)와, 박만(撲滿)

계영배 (戒盈杯)
 중국에 ‘기기’란 물건이 있다. ‘기울어지는 그릇’인데,
 기기란 물을 반쯤 채우면서고 가득 차면 엎어지고 텅 비면 기울어지는
 야릇한 그릇이다.

 이 기기가 중국 황제[皇帝]들의 곁을 늘 지켰다 한다.
 똑바로 서지도 못하는 그릇을 끼고 산 이유가 무엇일까?
그 모습을 보면서 황제들이 스스로 과욕[過慾]과 지나침이 없기를 경계한 것이다.
‘계영배(戒盈杯)’도 같은 의미다. 밑바닥에 구멍이 있는 술잔이다.

 적당히 따라야지 70% 이상 채우면 술이 다 새나간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원래 고대 중국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쓰던 제기였다.
 과음[過飮]은 말할 것도 없고, 매사에 지나침을 삼가게 해달라는 서원을
 하기 위함이다.
‘갈호배(蝎虎杯)’란 조선시대 권력기관들은 각기 독특한 술잔을 가졌었다.

 왕명을 받드는 승정원 관리들은 ‘갈호배(蝎虎杯)’란 걸로 술을 마셨다.
 갈호는 사막에 사는 도마뱀의 일종인데 술 냄새만 맡아도 죽는다는
 전설이 있단다.
 일부러 술잔을 갈호 모양으로 만들어 과음을 자기 단속한 것이다.
또한, 박만(撲滿)은 흙으로 빚은 벙어리 저금통인데 가득 차면 깨뜨려서
 꺼내어 쓰기 때문에 항상 비어있어야 온전할 수 있다.
그르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無))에서 살지언정 유(有)에서 살지 않으며
차라리 모자라는 데 있을지 언정 완전[完全]한 곳에 처[處]하지 않는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기기(攲器)요, 계영배(戒盈杯)요,
 갈호배(蝎虎杯)와 박만(撲滿) 같다.
술도 술이지만, 만사[萬事]에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들만 득실대는 까닭이다.
 대통령[大統領]은 밀어붙이는 뚝심은 넘치는데 설득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여당 [與黨]은 기득권 의지는 넘치는데 양보할 의도는 조금도 없다.
 야당[野黨]은 계파 간 주도권 욕심은 넘치는데 힘 합칠 의지는 박약하다.
그래서 정치[政治]는 새고 갈등만 끓는다.
 세월호 유족대표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넘치는 잔으로 술을 마시다 실수했지만, 이미 앞서 더 큰 실수를 범했다.
 가슴 아리고 안타까워 말 못하는 국민들 앞에서 자기주장만 고집하다
 절반의 외면[外面]을 받았다.
 켜켜이 쌓인 이 사회 적폐를 바로잡을 골든타임이 줄줄 새는데 증오[憎惡]와
 분노[憤怒]만 부어 채웠다.
모자라도 그렇지만 지나쳐선 얻을 게 없다. 오히려 잃는다.
 대통령은 민심[民心]을 잃고 여당은 정의[正義]를 잃으며,
 야당은 명분[名分]을 잃고 유족들은 공감[共感]을 잃는다.
공자[孔子]는 주나라 종묘에서 말로만 듣던 기기를 보곤 직접 실험을 해봤다.
 그가 말한 중용과 과유불급[過猶不及]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탄식[歎息]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오호라, 세상에 넘쳐서 기울지 않는 법이 어디 있으랴.”
오늘 우리 대한민국 [大韓民國]의 탄식[歎息]이다.

달도차면 기운다 .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로 달도 차면 기울듯이 정상까지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와야 한다.

 
그러기에 주역(周易)에서는 항룡유회(亢龍有悔)라,더 오를 수 없을 만큼
하늘에 솟구쳐 오른 龍은 후회 하게 된다고 하였다.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100%의 욕망(欲望)과 충족(充足)을 위해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섬은 모른다면 위험(危險)에 직면하게 마련다.


세상에 도리(道理)를 지키고 살면 매우 궁색하며 곤란하고 외롭고
쓸쓸한
생활(生活)을 하기 마련이다.반대(反對)로 권력이나
세도에 아첨(阿諂)하면 일시적인 영달을 누릴
수 는 있다.
 
그러나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란 속담이 있듯이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멋대로 행세하거나 세도(勢道)에 빌 붙었다고 해서
함부로 날뛰다가 세상이 바뀌어 냉엄한 심판을 받게 되면 역사의
오명(汚明)을
남기게 마련이다. 

보라! 을사늑약 때의 친일 오적(親日五賊)이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신세가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된것이야 말로 역사(歷史)의 교훈이
아닐 수 없다.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이라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듯이 달인(達人)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할지라도
불의한 부귀(富貴) 는 뜬구름처럼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무슨 일이나 7~8 부에 이르면 반성(反省)하는 마음이 인생 전단에
걸쳐
필요하다는 교훈(敎訓)이다. 

           수정=2014년 10월 10일              
                     昔暗 曺 憲 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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