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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황금대기(黃金臺記)

by 석암 조헌섭.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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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기(黃金臺記)

도둑 세 놈이 무덤을 도굴(盜掘)해 많은 황금을 훔쳤다.
축배(祝杯)를 들기로 하고 한 놈이 술을 사서 오면서
황금(黃金)을 다 차지할 속셈으로 술에 독을 탔다.

술을 사러 간 놈이 도착하자 남아있던 두 놈이 황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合意)하고는 벌떡 일어나 그를 죽이고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公平)하게 죽었다.

황금은 지나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연암(燕巖)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얘기다.
애초부터 황금을 도굴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황금을 본 뒤로는 세 명 다 눈이 뒤집혔음 이리라.

"권세(權勢) 또한 마찬가지다."
권력(權力)을 잡고 나면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보이는 것이 없게 마련이다.
내 것만이 옳고 남이 한것은 모두 적폐(積弊)로 보일 뿐이다.

또한 욕심의 탑을 쌓아가며 마음 맞는 자들이 작당하여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함이라면 도둑이 술병에 독이 든
것을 모르고 마시듯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면서
패가망신(敗家亡身)의 길을 자초하고 마는 것이 아니겠는가?

까닭 없이 갑작스레 큰돈이 생기면 경계(警戒)해야 하고
갑자기 권세(權勢)의 자리가 주어지면 나에게 합당한 것인가?
다시 한번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망신(亡身)은 물론이거니와
죽음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뱀을 만나면 누구나 머리카락이
쭈뼛하여 멈추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황금(黃金)과 권력(權力)은 귀신이요 독사다."
보면 피해야 하고 오직 땀 흘려 얻은 것만이 진정 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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