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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구구단[九九段]

by 석암 조헌섭. 2017.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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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九九段]”

푸르럼
 짙어가는 싱그러운 오월 끝자락이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결에 짙은 풀 내음이 실려 온다.
우리 집 앞 무궁화 놀이터엔 해질 무렵이면 꽃보다 이쁜 아이들의 함빡

웃음소리와  함성[]이 들리고 한 쪽에선 어머니들이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즐거운지 왁자지껄 웃음꽃이 피었다. 
 놀이터나 학교에서 아이들 소리가 크게 들려야 건강한 아이들이 아닐런가?
이처럼 소리에는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와 귀를 거슬리는 소리가 있다.

글 읽는 소리, 노랫소리는 언제 들어도 즐겁다.
 터 삼희성[三喜聲]이라 하여 듣기 좋은 세 가지 소리가 있는데, 
갓난아기 울음소리, 글 읽는 소리, 다듬이질하는 소리는 담장 밖으로
새어 나가도 좋다고 여겼다.

 데 요즘엔 결혼을해도 출산을 꺼리니 갓난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참 어렵다.
또한, 글읽는 소리들이 밖에서 들리면 시끄럽다 하여 이웃 간에 싸움질할
판이니 삼희성[三喜聲]소리는 옛말이 되어 들어보기 어려울 듯싶다.

우리 조상들은 이 소리들이 어떤 명창[노랫소리보다도, 대 음악가의
연주보다 듣기 좋고 즐거운 소리로 듣는자에게 기쁨을 주는 소리로 꼽았다.
그 까닭은 우리 안뜰에서 흘러나왔던 이 소리야말로 건강[]한 삶의
약동과 호흡에서 나오는 자연스럽고 행복한 숨소리였기 때문이다.

사람의 귀에 좋은 소리는 바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소리이다.
옛 선인들의 지혜는 우리 삶에 귀 기울여 들려오는 일상의 소담[]서런
건강[]한 소리가 아름답다고 하였다.
땀과 수고로 알알이 짜내는 삶의 맥박에서 자연스레 흐르는 소리였음에
새소리, 물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와 다름이 없었다.
몇십 년 전인가?


까마득한 옛날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작 전에 약속이나 한 듯이 교실마다
구구단을 외우셨지! 높고 낮은음으로 소리 맞춰 아침마다 외우다 보면
저절로 노랫가락이 되어 온 교실이 실내 오케스트라 장이 되기도 하였다.
구구단은 약 1,200여 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토지 개량과
세금계산 등에 사용하기 위해 구장산술이라는 이름으로 실용을 목적으로
만들어 활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계산, 제곱근, 연립방정식, 나눗셈, 비례식[]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사용[使]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춘향전[]에서도 알 수 있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팔청춘이라는 말은 열여섯을 가리키는 말로
2×8=16 즉 열여섯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구구단은 바둑에서도 응용되는데, 사활의 구구단이라 해서 ‘사사육활’
‘육사 팔활’ 이라는 포석[]규칙[]이 있다.
사활 구구단[九九段]은 바둑에서 죽고 사는 문제를 푸는데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공식[]이다.

그리고 영어회화에서도 조헌태 변호사가 고안한 영어구단을 공부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영어 회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름을 이구단이라 하지 않고 구구단이라 하는 이유는 예전에는
구구단을 2단부터 외우지 않고 9×9=81부터 외웠다 하여,
구구단이라 한다는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의 구구셈은 처음에
‘구구 팔십일(9×9=81)’부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왜 하필 어려운 ‘구구 팔십일(9×9=81)’부터 구구셈이
시작되었을까?

옛날의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구구단을 배우는 사람이 어린이가 아니고
어른이었으며, 계산을 하는 층도 또한 일반 대중[]이 아닌
특수계급(귀족, 왕실 계층)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되도록 이면 일반
사람들이 이 구구단을 어렵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유럽에서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구구 곱셈표를 나타낸 것은 이미
그리스 시대부터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구구 곱셈표를 “피타고라스 표” 라고 불렀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구구 곱셈표를 말로 나타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삼은 육(2×3은 육)이 two times are six 또는 two three
are six 라고 하여 구구단을 외우고 있다고 하여도 입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계산하기 쉽게 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비하여 우리는 노래 부르듯이 억양에 따라 구구단을 외울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유리[]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유럽인에 비하여 “구구단” 을 노래처럼 잘 외우고 잇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아이들에게 수학적 원리나 공식 등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게 하면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높일 수 있고 학습[효과[]도 많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5월 일
석암 조 헌 섭 


왁스-머니,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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