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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자칠변[絡子七變]
대학입시를 위한 고3생과 재수생들이 수능시험이 11월 17일(오늘)
전국적으로 치러고 있다.
초·중·고생 학업 성취도 평가를 거쳐 갈고닦은 재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장래의 운명(運命)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여 취직시험(就職試驗)을 치른다.
이렇게 청소년기에 치르는 시험이 무척이나 많다.
학습의 성취도를 알고 부진 원인을 파악하여 교수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시험이 있는가 하면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 직업선택을 위한 선발의 기능을 하는 시험도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수필가가 시험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옛날에는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인 과거를 치르는 수험생을
거자(擧子)라 하였다.
특히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여러번 고배의 쓴잔을 마신 사람이라면
그마음의 상처(傷處)는 더 할것 이다.
하지만 낙방의 도사들이 남긴 낙자칠변(落子七變)을 읽어 보면서 결코 낙방도 비관할 것만은 아니란걸 알게될 것이다. ‘요재지이(聊齋志異)’라는 유명한 소설을 쓴 포송령(蒲松齡)은 여섯 번
이나 과거에 낙방했는데, 자신의 체험으로 거자의 신세가 다음과 같이
일곱 번 변한다고 했다.
고사장(考査場)에 입신할 때는 거적이 무거운 거지 신세요.
몸수색을 받을 때는 죄수(罪囚) 신세요.
칸막이에 방에 들어앉으면 밖을 기웃거리는 새끼벌[蜂子]신세요.
시험이 끝나고 밖에 나오면 조롱밖에 나온 병든 새 신세요.
합격자 발표 일을 기다릴 때는 목이 묶여 안절부절못하는 원숭이 신세요.
합격자 발표 일에 낙방이 확인되면 독[毒] 먹은 파리 신세요.
홧김에 세간을 부수고 나면 제알을 짓눌러 깨버린 비둘기 신세라고 했다.
이것이 거자칠번[擧子七變] 즉 수험생 칠 번이다.
이 거자칠번을 빗대어 과거에 떨어진 낙자칠변[絡子七變]이 있다.
즉 낙방생 칠 번을 만들어낸 사람이 있는데 임어당[林語堂]이다.
비록 시험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일곱 가지로 변신[變身]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인데,
1, 만재(晩才)
재능이 뒤늦게 피어나는 낙자(落子)이다. 아인슈타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수학 이외에는 모두가 낙제점이었고, 취리히 대학의 입시에도 낙방하였다고 한다. 2, 은재(隱才) 재능이 심오하여 스승이나 시험관들이 그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낙자다. 20세기의 가장 첨예한 두뇌의 소유자라는 폴발레리는 24세 때 육군성의 문관시험을 치렀는데 낙방했다. 그의 논문에 대한 시험관의 평가는
"수험생의 정신에 일맥상통(一脈相通)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듬해 이 논문이 영국잡지에 발표되자 "유럽에 공전의 지성이
탄생됐다"고 평가받았다.
3, 반재(反才) 낙방이 계기가 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낙방생이다. 시인 하이네는 고등학교 대학을 통틀어 시험만 치럿다 하면 낙방했다. 어머니로부터 " 남들에게 바보 소리만 듣지 말게 해달라"는 애원을 받고 심기일전, 세계적인 시인으로 비약하였다.
4, 상재(商才) 중국 역대의 가장 큰 부자라는 진나라 석숭(石崇)은 과거에서 떨어지자 적성이 입신에 있지 않다고 판단, 장사를 하여 거부(拒否)를 이루었다.
5, 예재(藝才) 피카소는 소학교 때부터 퇴학을 당한 5관왕이다. 6,역재(易才) 과거에 떨어진 반항심으로 반골이 된 낙방생이다. 중국역대의 반란괴수 황소(黃巢),우금성(牛金星),홍수전(洪秀全)도 낙방이 계기가 되어 반란을 주도하였다. 7, 빈재(貧才) 도저히 가망이 없으면서 과거를 치러 낙방한 구원할 길없는 낙자다. 이렇게 낙자칠변을 훑어보면 빈재만 아니면 낙방도 비관할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낙방은 성공의 디딤돌이 되고 있으니 낙방만세다. 좌절과 살패를 딛고 일어서려는 강한 의지가 바로 운명의 개척인 것이다. 학정(學政)
중국의 감독, 10개의 도장을 목에 걸고 과장를 돌며 부정행위 적발시
그에 해당하는 도장을 시험지에 찍어 당락에 영향을 미쳤음. 1, 이석(移席)
단 한번 소변과 차 마시는 것은 허락 그 외에 행동 시는 찍음 2. 환권(換券) 시험지를 슬쩍 바꾸다 들켰을 때 3. 낙지(落紙) 답안지나 초고지를 짐짓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행위 4, 설화(說話) 열사람과 은밀히 말을 나누다 걸리면 5, 고반(顧肦) 눈동자를 굴려 사방을 돌아보며 남의 답안지를 훔쳐보려 할 때 6, 참월(攙越) 제 자리가 아닌 남의 자리에 옮겨 앉았을 때 7, 항거(抗拒) 학정의 명에 순응 않고 반항 혹은 불평 시 8, 범규(犯規) 답안지 작성 규정을 어길 때 9, 음아(吟哦) 입속에서 중얼거리며 암시 줄 수 있는 부정행위 10,불완(不完) 시간이 다 되어도 답안을 완성하지 못했을 때
치열한 생존경쟁(生存競爭)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름이 치열하다.
매사 선택의 기로에선 우리는 승자와 패자의 길을 걸을수 밖에 없다. 선택되는 승자의 쪽 보다는 실패의 쓴잔을 마시는 쪽이 본시 많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입시의 낙방은 오히려 성공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하지만,
일부 금권(金權)을 앞새워 최하위 성적으로 연세대에 들어가고 고3 때 출석일수가 17일인데도 이화여대에 들어갈 수 있다니 씁슬하다.
2016년 11월 17일 수능시험 일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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