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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흑해자[黑孩子]흑해자[黑孩子]

by 석암 조헌섭. 2017. 12. 21.

흑해자[黑孩子]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자 초기부터 그의 학정[虐政]에 못 이겨 탈북자가
 늘어나고 있단다. 영하 20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 충성의 10만 대군
 군중 집회[]를 강행한 것을 보면 그 실상을 감지할 수 가 있다.

  
북한은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개발자들에 대한 표창[表彰] 수여식을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또한,
김정은은  ICBM급 화성-15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노동당
[勞]
 중앙위원회의 특별 초청으로 군수공업대회에 참석한
과학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축하 인사를 보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탈북자 가족은 삼대를 멸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로 압록강, 두만강
국경 감시[監視]가 강화되고 있지만, 원래 중국에 탈북자 인구가 10만이
 넘는다고 하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이들은 무국적[無國籍] 자로서 이들이 낳은 아이는 국적[國籍]이 없다. 

중국은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부모의 신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호구[糊口]
 등록하지 않는다. 결국, 불법 체류자인 탈북자의 자녀는 유령으로 태어나고, 
 무국적 아이들로서 교육[敎育]받을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의료혜택도 제외된다. 중국 국민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니기 때문이다.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하며, 아무 기록이 없어 범죄 대상이 되더라도
 억울함을 하소연할 수도 없다고 한다. 

탈북자 2세 문제는 중국 농촌의 
흑해자[黑孩子] 문제와 결부되어 해결책이 꼬이게 된다.
흑해자[黑孩子]는 중국은 1950년대 초에 이미 인구가 4억 5000만 명을 넘어
 인구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社會問題]로 대두하였다. 

이에 중국의 사회학계와 정부에서는 인구억제 정책을 추진하여 1978년
 산아제한 정책을 마련하고, 1980년 9월 중국 전역에서 '한 자녀 갖기 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즉 무등록 자녀를 뜻하는 
흑해자[黑孩子]는 한 가정 한 자녀 정책[政策]의 결과[結果]다. 

이 정책에 의해 도시에서는 아들, 딸을 가리지 않고 한 자녀밖에 가질 수 없고,

 노동력이 필요한 농촌에서만 첫째가 딸일 경우 둘까지 낳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법을 어기고 자녀를 더 낳을 경우에는 가혹한 제재[制裁]를 가한다. 

즉 둘째 아이를 낳을 경우 임금의 20배에 이르는 벌금 1만 위안(100만원)을

 내야 하고 직장에서도 쫓겨나며 식량 배급도 중단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호적에 아이를 올리지 못하는데, 이렇게 호적에 올리지 못한
 아이를 헤이하이즈[黑孩子], 우리말로 '비공개적인 자녀'라고 한다. 
 
이 정책 덕분에 폭발적인 인구증가율은 억제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강력한 제재를 피하고자 첫아이가 딸일 경우 낙태하거나
 아이를 유기하고, 또 호적에 올리지 못한 아이들은 취학[就學]이 되지 않아 
 교육을 받지 못하고 범죄의 길로 빠져드는 등의 여러 가지 폐단[]
 나타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호적[戶籍]에 오르지 못해 의무교육과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는 아동은 3,000만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속담에 “돈이 많아도 자식이 없으면 부자라 할 수 없고,
              돈이 없어도 자식이 많으면 가난하지 않다고 했다.” 
                
불효유삼[不孝有三]하면 무후위대[無後爲大]라 하여 
“세가지 불효 중 대를 못 잇는 불효가 가장 크다”는 남아선호사상[]
 
뿌리 깊다.
그런 중국에 요즘 ‘하이누[孩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어린아이’ 해[孩]자를 써서 자식의 노예[隸] 뜻이다.

양육비가 치솟아 뼈 빠지게 벌어봐야 자식 하나 올바로 키우기도 버거운
 현실을 꼬집는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단신귀족[單身貴族]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이다.

‘무자식 상팔자’를 즐기는 맞벌이 딩커쭈[丁克族]도 늘어간다. 
이처럼 중국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속에서 흑해자가 양산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여기에다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북한 탈북자의
 자녀를 챙길 여유[] 없는 것이다.
 
중국의 빈한[]한 농촌에 숨어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처참한 탈북생활을
 생각하면 이 겨울이 더욱 춥기만 느껴진다. 
그들은 또 다른 해자[黑孩子]이다.
 
2017년 12월 연말
석암 조 헌 섭
터보=검은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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