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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오컴의 면도날

by 석암 조헌섭. 2019. 10. 27.


의 면도날 


오컴의 윌리엄('William Ockham' 1280~1349년)영국 사리 주의 오컴 마을에서

태어났다.프란치스코회에 속하고 옥스퍼드에서 배웠으나 파리에서
 교편을 잡았고, 당시 세상을 시끄럽게 하던 교황권(敎皇權)과 세속권(世俗權)의
싸움에 
흥미를 갖고 세속권을 지지하였다.


명제집(命題集)》의 내용에 관해 교황청의 심문을 받았고 도피하여 보호를

 요청했다.
도피 이후에도 그는 교황을 공격하는 글을 몇 편 발표(發表)하였으며,
뮌헨에서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 

오컴은 고유한 의미에서 과학에 대한 엄격한 정의를 얻으려고 하였으며 

과학(科學)이라고 불릴 수 있는 지식은 보증된 전제로부터 필연적 귀결로
나오는
논증적 지식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좋은 공동사회' 건설이야말로 군주(君主)의 의무라 하고,

그렇지 못한 독재자를 죽이는 권리를 국민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교회에 관해서는 탁발승단(托鉢僧團)과 같은 완전한 무소유가 이상이라고
말하며
교황을 비난하였다. 

오컴의 면도날은 여러 가지 설명 가운데 복잡한 것은 빼고 가장 단순한 설명이
가장 진리에 가깝다는 이론이다.
즉 단순한 것은 뛰어나다. 불필요한 가정을 늘이지 말라는 단순성의 원리이다.
불필요하고 복잡한 물질적(物質的) 존재를 면도칼로 제거(除去)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해결책에 여러 가지 복잡한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합당한근거와 증거 제시로 공청(公廳)과정(過程)을 거쳐 정책을 입안
처리하는 것이합리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문제를 복잡화하여 시간, 경제적으로 비효율 적일 때가 많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이 오캄의 원리를 신봉(信奉)한다고 한다.
하나의 현상에 대한 규명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 방법은 일단 진리가
아니라고 의심하고 가장 단순한 것이 진실에 가깝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깨달음도 마찬가지다.
전혀 다른 차원에서 가장 단순하게 만물과 삶과 죽음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
“산
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것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단순함 뒤에는 엄청나게 풍부한 미묘(微妙)함이 있다.
더 이상 단순함이 없을 때 비로소 깨달음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 남북조시대에 선비족(鮮卑族)의 우두머리 고환은아들이 여럿 있었는데
하루 이 아들들에게  재주를 시험해보고 싶어 한자리에 모으고 뒤얽힌 삼실
한 뭉치씩을나눠주고 추려내 보도록 하였다.


다른 아들은 한올 한 올씩 뽑느라 진땀을흘리는데,양이라는 아들은 달랐다.
그는 잘 드는 칼 한 자루를 들고 와서는  헝클어진 삼실을 싹둑 잘라버리고는
 득의에 찬표정(表情)을 짓는 것이었다.
 이에 놀란 아버지 앞에 나간 고양은
 “난자수참(亂者須斬)이라,어지러운 것은 베어버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연유로 해서쾌도난마(快刀亂麻)라는말이 생겼는데
얽히고설킨삼실 덩어리를 시원하게 칼로 싹둑 잘라버리는 것을 말하며

이는 바로 부정부패(不淨腐敗)를 제거하는 한 방편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오컴의 면도날!
복잡하게얽히고설킨 세상사,이처럼시원하게 쾌도(快刀)할 수는없을까? 

2019년 만추절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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