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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일월삼주(一月三舟)

by 석암 조헌섭. 2020. 3. 8.

 

월삼주()
나 어릴 적 기억(記憶)은 달 밝은 밤에 마을 심부름 갔다 올 때 달을 보며
걸음을
 재촉하노라면 달과 그림자가 자꾸만 따라오던 기억이 난다.
멈추어 서면 달 또한 멈추는 것이 신기하여 조금 가다가 또 멈추어 서서
달을
 올려보던 그때가…

요즈음 우리나라 주변에 일본, 중국, 미국, 북한이나 각종
사회단체(社會團體
)가
 제각각 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 모두 살아남는 길을 가자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일월삼주 (一月三舟)라는 말이 있다.


Family Paddling in the Lake

달은 하나지만 세척의 배에 탄 사람들이 제각기 달을 다르게 보는 것을
말한다.
 즉 멈추어 있는 배에서 달을 보면 달은 정지하고 있다. 
남쪽으로 가는 배에서 
달을 보면 달도 남행하는 것으로 보이고
북쪽으로 가는 배에서 보면 달 역시 북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배에 있는지, 있는 위치(位置)에 따라 각각 달리 보인다.
이처럼 사람의 이해관계(利害關係) 득실에 따라 사람의 견해는 제각각 다르다. 
어떠한 사물을 볼 때 모든 사람의 시선이 똑같을 수는 없다. 
보고 있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심상이 그려진다.
단 하나의 진리도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달을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대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 단 하나의 진리(眞理)도 제각기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마음에 달 가듯이 가는 심중월(心中月)처럼…
영정중월(詠井中月) 이규보(李奎報 1168~1241) 오언시(五言詩) 한 수 올려본다.

산승탐월색(山僧貪月色) -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

병급일병중(幷汲一甁中) -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도사방응각(到寺方應覺) -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라

병경월역공(甁傾月亦空) - 병을 기울이면 달빛조차 간 데 없음을


평생 8,000수에 이르는 시를 지은 백운(白雲)거사 이규보(李奎報)는 고려의
 대문호인데 어려서부터 시문에 능하였으나 관운이 일찍 열리지 않아 젊은
 시절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면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장편서사시라고 할 수있는「동명왕편」을 위시해서
「개원천보유사시(開元天寶遺事詩)」와 같은 연작시도 유명하지만,
 그의 기발한 착상과 풍부한 상상력은 절구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어
그의 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앞에 인용한 「산석영정중월」이 인구에 자주

 회자되는 명작이다.

이규보의 시를 두고 최자(崔滋), 허균(許均), 김석주(金錫冑), 이엽(李燁) 등

 역대 문인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남용익(南龍翼)은 이 시를 
우리나라 오언절구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았다.

춘 삼월 ♥昔暗 조헌섭


달타령 -- 송가인, 박상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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