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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와 시조(52)

송강(松江) 정철(鄭徹)의 소장(訴狀)

by 석암 조헌섭. 2013. 2. 16.
송강(松江) 정철(鄭徹)의 소장(訴狀) 

어떤 사람이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다 , 
두 사람이 서로 앉아 말다툼을 하다가갑자기 병약한 친구가 쓰려져 죽었다.

같이 있다가 죽었으니 의심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다급해진 이 사람은 정철에게 응소장(應訴狀)을 부탁한 글의 내용이다.

기름 없는 등잔(松江 鄭徹)

독주제방 (毒酒在傍 )이나  불음불취(不飮不醉)하고
독한 술이 곁에 있으나       마시지 않으면 취하지 아니하고

부승재수(腐繩在手)이나 불인불절 (不引不絶)이라.

썩은 노끈이 손에 있으나 당기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이 응소장(訴狀)을 받아들고 읽어보니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게 씌어져
있었다.
대감 어째서 저를 죽이고자 하십니까?
그랬더니 정철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건 장난삼아 한번 써본거라며

소장을 다시 써준 내용은.

 
유풍잔등{油風盞燈}은  무풍자멸(無風自滅} 하고.
기름 없는 등잔은          바람이 없어도 절로 꺼지고.
 
동헌황율{東軒黃栗}은 불상이자락{不霜而自落}이라.
동헌에 누른 밤은         서리가 안 내려도 가을이면 그냥 떨어진다.

그 사람은 이 응소장(訴狀)을 보고 기뻐하면서 사또에게 가져갔다.
사또는 처음에는 그를 의심했으나. 소장(訴狀)을 읽더니
죽을 사람이 때가 되어서 죽은 게로구먼
이라며 무죄판결 하였다.
어떤 일이든지 생각하기에 따라 양면의 칼날…
                    
 2014년 6월 20일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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