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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물

이정희 정치 스토리

by 석암 조헌섭. 201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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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뛰어난 능력 가진 이정희 의원 데려다 고작…"

[중앙일보] 2012-03-24 오전 12:33:19 입력 /2012-03-24 오전 6:11:18 수정

[총선 속으로] 이정희 사퇴 … 공천에 숨은 코드
불출마 선언한 이정희 정치 스토리
이정희 경기동부연합에 얹혀 정치 시작
진중권 “얼굴마담 시켜먹는 조직이 문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렵게 이뤄진 야권연대가 승리하도록, 반드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도록 가장 낮고 힘든 자리에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서울 봉천동 달동네에서 태어나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차지했던 두부공장 종업원의 딸.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여성·인권운동에 뛰어들었다가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한

 여성 변호사.

2008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제안을 받고 이틀 만에 정치에 뛰어든 초선 의원.

국회에 입성한 지 2년여 만에 진보정당의 대표가 된 정치인.

 23일 서울 관악을 총선 후보에서 끝내 사퇴한 이정희(43) 통합진보당 대표 얘기다.

 서문여고 2학년 때까지 전교 10등 정도였던 그는 고3이 되면서 ‘미쳤다고 생각하고

 해보자’며 공부에 몰입했다.

결국 전국 수석에까지 오르고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다. 하지만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낀 그는 대학 3학년 때 학생운동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서울대 총여학생회장이 됐다.

이후 1992년 윤금이씨가 주한미군에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주한미군 문제를 파고든 그는 변호사가 돼 해법을 찾아보겠다며 94년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 입문한 뒤로는 탄탄대로. 2010년엔 최연소 여성 당수가 됐다. 야권에서는

 차차기 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정치 이력에 오점을 남겼다. 지난 17~18일 민주통합당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보좌관이 여론조사 조작을 한 게 드러나면서다. 게다가 관악을과 은평을 여론조사를 맡았던 기관은 통합진보당이 강력하게 천거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민주노동당 핵심간부 출신 인사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꼼수’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 대표가 더 비난받은 건 초기의 강경 대응 탓이 크다. 잘못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문제였다. ‘

 사퇴 거부’ 입장을 강하게 내세우며 23일 후보 등록을 강행한다고 예고까지 했다.

 하지만 한번 등 돌린 민심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여론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22일

부터 물밑에서는 통합진보당과 민주당 간에 쉴 새 없는 대화가 오갔다.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대표와 문재인 상임고문이 협상 파트너로 나섰다.

한 대표와 문 고문 측은 “야권연대가 이대로 좌초해 버리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것”

 이라며 이 대표를 설득했다. 마지막 협상 카드도 내놨다.

 

경기 안산단원갑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백혜련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서울

 관악을도 이 대표가 사퇴한 뒤 통합진보당이 다른 후보를 내면 그를 양당의 단일후보로 인정하고 돕겠다는 제안이었다.

 그사이 통합진보당 지도부 내에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됐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라면 좀 다르게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뜻을 존중하겠다”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야권연대를 위해 이 대표가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 후보 등록을 예고했던 이 대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상황은 간단치 않았다.

당도 힘들어했고, 야권연대 협상 파트너인 한 대표도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통합진보당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민주당과의 연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직의

 필요성이 무겁게 다가온 듯하다.

 이렇게 해서 얻은 결론이 ‘사퇴’였다. 하지만 정가에선 물러서는 그의 뒷모습을

 아름답게 해석하진 않는다. 버티다 물러난 데다 그가 사퇴한 서울 관악을에 당내 최대

 계파인 ‘경기동부연합’의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이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서 “운동권 내에서만 떠돌던 경기동부연합의 이름이 드러난 게 가장 큰 타격이었을 것.

대타는 이상규 전 위원장. ‘얼굴’ 대신에 아예 ‘몸통’이 나서는 격. 이정희 의원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인데 그런 인물을 데려다 고작 계파의 얼굴마담이나 시켜먹는 운동권

 조직문화가 문제”라고 했다.

 어쨌든 그의 사퇴로 막혔던 민주당과의 연대는 풀려가는 모습이다. 약속대로 민주당

 백혜련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단일후보를 위해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또 서울 노원병·은평을과 경기 고양 덕양갑 등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 패한

 민주당 후보들도 않기로 했다. 통합진보당도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후보들을 공천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아직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던 서울 성동을과 동대문갑에서도

 민주당에 단일후보를 양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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