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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벽 루 출세[出世] 출세[出世]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敎育熱] 은 가히 세계 최고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 공부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자식이 도덕적으로 문제[問題]가 있어도 공부만 잘하면 모두 용서[容恕]한다. 나쁜 놈이 되어도 좋으니 공부만 잘해다오. 이런 식이다. 요즘 학교에서 가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있단다. 이럴 때면 학생상담 문제로 학부모와 터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있단다. 문제는 부모와 학부모와의 차이다. 생할지도[生活指導]면에서 도덕적으로 학생의 문제에 접근하면 상대는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이고 학력[學歷]면에서 상담[相談하면 학부모가 되는 것이다. 즉 내 아이의 학력에 관여하는 학부모가 되겠다는 것이다. 학력면에서 우수하면 생활면에서 품행에 문제가 있어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 방향이다. 내 아이가 생활면에서 품행이 방정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학력에 비해 덜 관심이 간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뭘까? 내 아이 잘 키워 출세시키고 싶은거다. 공부 잘해서 사회에 나가 출세해서 돈 많이 벌고 잘 살게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못 살고 고생하고 있지만 내 아이는 남들보다 더 훌륭히 잘 키워 잘 살게 함으로써 대리 만족을 얻고 싶은 거다. 이는 소학[小學]에서 말하는 입신행도(立身行道) 양명후세(揚名後世)-몸을 일으켜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날려 이현부모(以顯父母) 효지종야(孝之終也)라 부모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효의 끝이다. 라는 생각 때문이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이 효도종야(孝道終也)라 하여 “글공부를 하여 입신양명하는 것이 효도의 극치[極致”라는 말이다. 이 말을 쫓아 출세하려고 공부에만 매달리고 수단[手段]과 방법[方法]을 가리지 않고 자녀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공부만 잘하여 입신양명[立身揚名]하면 도덕적으로 결핍[缺乏]한 사람이 되어 효도가 끝이 나버린다는 것이다. 즉 지애비, 지 애미도 모르는 불효한 자식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다. 입신양명 효지종야라는 말이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출세[出世]라고 한다면 내 자식을 위해 모두가 출세의 광신도[狂信徒]가 기꺼이 되어갈 우리 학부모다. 출세란 무엇인가? 원래 출세의 본 뜻은 출세간[出世間]으로 이 세간 속세[俗世]를 떠나 산으로 들어가 중이 되는 것, 즉 출가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머물며 살아가는 이 세속[世俗]은 입세이며 세간[世間]이다. 학부모의 광적인 자녀 입세 열기가 모두 부질[麩質]없는 탐욕[貪慾]과 집착[執着]임을 알았으면… 2014년 8월 2일 함벽루 휴가지에서…조 헌 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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