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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교편(敎鞭)이란?

by 석암 조헌섭. 201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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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편(敎鞭)이란?

신학기 개학 한지가 어느덧 25여 일이 지나가네요.
요즘 학생(學生)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선생님들이 볼 멘 소리다 .
도무지 분위기가 헝클어져 수업(修業)이 안된다고 불평( 不平)이고
학생들이 쓰는 말도 알아듣기 어렵다고 한다.
 
학생 인권이 강조되면서 선생님들의 교육권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초, 중, 고교 대부분이 채벌금지 조항을 학칙에 담아 명문화함에 따라 체벌
전면금지 정책이 학교 현장에서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정책과 현실의 괴리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는 하소연과 교권이 침해 당한다는 
교사들의 볼맨소리가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다.   
 
채벌금지 조치 이후 학생들의 교권침해 실태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교실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업도중 자거나 떠들어 수업을 방해한다는 주의를 받은 학생이
“경찰에 신고 하겠다”며 오히려 교사를 협박하기 까지 한다.
 
엣날 지리산 자락의 서당들 문설주에는 부젓가락이 걸려있기 마련이었다.
체벌봉처럼 예비 체벌효과를 노린 것으로 그 연유는 이렇다.
합천 현감이 늙어서 본 아들놈이 과보호로 안아무인인지라 당해낼 
스승이 없었다. 

이에 해인사에 큰 스님에게 맏기면서 이아이 살리고 죽이는 것을 문서로 써 주었다.
이 아이 방자하여 늙은 스님들을 능멸하고 발길질하는 등 방자하기 이를데
 없자 큰 스님은 이 아이를 잡아다 기둥에 묵고 생살여탈 문기를 보여주고는
시뻘겋게
달군 부젖가락으로 넓적자리를 찔렀다.

중이 양반 능욕한다 하고 천번 만번 죽이라고 고함치며 기절했던 이
아이가 깨어나더니 앙심을 품고 면학에 몰두, 대가에 급제했다.
이 이야기가 번져 영,호남 산간부의 서당들에서 부젓가락이 마음을
 바로잡는 상징물로 승화한 것이다.

현감이 집무하는 동헌(東軒)의 한복판 기둥을 천심(天心)이 상하달 한다
 하여 천주(天柱)라 하는데, 이 기둥에는 가죽 채찍이 걸려 있게 마련이었다. 
백성을 다스리다 그러친 일이나 원망 받을 일이 생기면 이 회초리로
 핏발이 서도록 온 몸을 후리쳐 자책했다.

5일 장에 나오는 싸리비 가운데 서당비가 여느 비보다 비싼 이유에도
체벌문화가 비장되어 있다.
한때 자모들이 학교에 갈 때 봉투를 들고 갔듯이 옛날 학부모는 서당에
 갈 때 산에서 회초리 감 싸리를 한 아름씩 잘라다 갖다 바쳤다.
그 싸리가 다 닳도록 우리 아이의 종아리를 쳐 사람되게 해달라는
 뜻에서였다.

교편(敎鞭)이란?
가르칠 교(敎) 채찍 편(鞭)이다.
학생을 가르칠 때 교사가 가지는 회초리라는 뜻이다.

지도편달(指導鞭撻)이란?
가르킬 지(指) 인도할 도(導) 채찍 편(鞭) 매질할 달(撻)
채찍으로 매질해서 가르켜 인도해 달라는 뜻이다.

지금부터라도 학부형과 선생님 모두가 교편과 지도편달의 뜻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4년 3월 25일 조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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