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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작침(鵲枕)과 보은설화

by 석암 조헌섭. 201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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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침(鵲枕 까치 베개)과 보은설화  
갑오년 정월 중순을 보내면서 까치 이야기를 하노니,
작침(鵲枕)이란?
까치 베개로 쓰이는 작은 돌을 말한다.
까치가 집을 지을 때 풀이나 나뭇가지 사이에 집어넣은 작은 베개 돌인데 그
돌을 품에 지니고 있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고 한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첩에게 남편을 빼앗긴 부인은 “이 사랑의 묘약”을 구하는데
패물을 아까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남작소라 해서 까치가 집의 남쪽방향에 집을 지으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설이 있는데, 조선조 성종 임금이 미복으로 민심을 살피고 다닐 적에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야밤에 한 노 선비가 벌거벗고 까치집을 남쪽으로 옮기기 위하여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까치 소리를 내며 나무 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라.
하여 사연을 물어보니 아홉 번이나 과거에 낙방하여 집 남쪽에 까치가 깃을
들이면 (남작소(南鵲巢) 급제한다는 말을 듣고 까치집을 옮기는 중이라 했다.사연을 듣고 가엾이 여긴 성종 임금은 알성과시를 열어 시제를
“남작소(南鵲巢)”라 걸어서 급제시켰다고 한다.

또 이 까치집을 태워 재를 물에 타서 마시면 정신 이상이 된 미치광이에게
붙은병 도깨비를 물리치고, 충독에도 특효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대문안쪽 재를 뿌리면 도둑이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까치집 나무토막에 묻은 까치 침을 긁어모아 마음에 둔 여자에게 몰래
먹이면 상사병이 나 저절로 품 안에 들어온다고 하였으며,
또 까치의 골수를 암수 한 쌍에서 채취해 불에 구워 가루를 장만하고 병인 일에
술에 넣어 짝사랑하는 상대방에게 마시게 하면, 상대도 자기를 사랑하게 되며
성욕을 돋구는 미약(媚藥)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까치는 사람과 같이 가까이 살기를 즐기기 때문에 까치라고 불렀다는 이름의
기원이 말해주듯,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많이 서식하는 텃새이다.
그리고 예부터 아침에 우는 까치를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라 하여
모든 분의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라면서 작침 한 편을 올려봅니다.
 
작침(鵲枕) (이 대 흠)

어떤 사람이 떠나고 그 사람이 그립다면
그 사람이 멀리 있다고 생각 마라

그리운 것은 내 안으로 떠나는 것이다. 
다만 나는
내 속을 보지 못한다.
보은 설화(報恩 說話)
치악산 상원사
어느 선비가 길을 떠나가던 중 어디에서 신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살펴보았더니 큰 뱀이 까치둥지 안의 까치 새끼들을 잡아 삼키
려 하고 있었다. 선비는 재빨리 활을 꺼내 뱀을 쏘아 까치들을 살려
주고 갈 길을 재촉하였다.

 
산속에서 날이 어두워져 잘 곳을 찾다가 마침 불빛 있는 곳을 찾아가
한밤중에 잠을 자던 중 선비가 눈을 떠보니 뱀이 나타나 목을 감고는

“나는 아까 너에게 죽은 뱀의 원수(怨讐)를 갚으려고 한다.
만약 절 뒤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면 살려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
라고 했다. 선비는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고 절 뒤에

있는 종을 울리기 위하여 갖은 궁리(窮理)를 다하였다.
 
그때 갑자기 절 뒤에서 종소리가 세 번 울렸다. 그러자 뱀은 곧 용
되어 승천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선비는 날이 밝자마자 절 뒤에
있는 종각으로 가 보았더니 까치 세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까치들은 은혜(恩惠)를 갚기 위해 머리로 종을
이받아 종소리를 울리게 한 뒤 죽었던 것이다. 이때 종이 울리자
은 용(龍)이 되어 승천(昇天)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종소리는 주인공 까치는 생명(生命)을 구할 뿐 아니라 뱀의

 승천(昇天)을 이루게 하는 구실을 하여
이 설화가 단순한 보은담(報恩談)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
보여 준다.
그것은 종소리를 통한 종교적 구원의 의미로까지 확대될 수 있었다.
 
2014년 2월 20일 조헌섭 서(署)남수련=까치가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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