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詩)와 시조

남명 조식 선생 한시 모음(2)

by 석암 조헌섭. 2023. 2. 28.
728x90
반응형

남명 조식 선생 한시 모음(2)

◆방촌로(訪村老)-조식(曺植) 시골 노인을 방문하다-조식(曺植) 

黃流波上輕烟細(황류파상경연세) : 황강 물결 위로 가벼운 안개 끼고 

白日窺中銀箭斜(백일규중은전사) : 밝은 해가 속을 보니 은빛 화살 비스듬하다. 

谷口小溪開小室(곡구소계개소실) : 골짜 어귀 조그만 개울에 작은 집 지었는데 

蹇驢時有野人過(건려시유야인과) : 절뚝거리는 나귀 타고 때때로 야인이 지난다. 

 

화기송상(和寄宋相)-조식(曺植) 송상에게 화운하여 붙이다-조식(曺植)

泰嶽雲藏天柱峯(태악운장천주봉) : 높은 멧부리 구름에 천주봉 숨었다가 

相公來到爲開容(상공래도위개용) : 상공이 돌아오니 얼굴을 드러내는구나. 

山翁黍麥醺無類(산옹서맥훈무류) : 산골 늙은이 기장 술에 거나하게 취하여 

對與高明未有窮(대여고명미유궁) : 고명한 분과 마주하니 그 심경이 무궁하여라. 

증별(贈別)-조식(曺植) 이별하며 주다-조식(曺植)
爲憐霜鬢促(위련상빈촉) : 귀밑머리가 빨리도 희어짐이 가여워 
朝日上遲遲(조일상지지) : 아침 해는 늦게도 떠오르는구나. 
東山猶有意(동산유유의) : 동산에다 오히려 뜻을 두고서
靑眼送將歸(청안송장귀) : 정다운 눈길로 돌아가는 그대를 전송한다.

정리(庭梨)-조식(曺植) 뜰의 배나무-조식(曺植)
半庭梨樹兩三株(반정리수양삼주) : 뜰 반쯤에 배나무 두세 그루 
遮爲東陽擬木奴(차위동양의목노) : 무궁화와 함께 동쪽 햇볕 가린다. 
無味一生全類我(무미일생전류아) : 덤덤한 한 평생 꼭 나와 비슷하니 
世人應道學楊朱(세인응도학양주) : 세상 사람들 양주를 배웠다고 한다. 

증정판서유길(贈鄭判書惟吉)-조식(曺植) 판서 정유길에게-조식(曺植)
君能還冀北(군능환기북) : 그대 북쪽으로 되돌아가는데 
山鷓鴣吾南(산자고오남) : 산 자고새인 나는 남쪽에 산다. 
名亭曰山海(명정왈산해) : 정자를 산해라고 이름했더니 
海鶴來庭叅(해학래정참) : 바다의 학이 뜰로 찾아오는구나.  

봉명루(鳳鳴樓)-조식(曺植) 봉명루-조식(曺植)
岐下遺音屬有樓(기하유음속유루) : 기산 아래 남은 소리 닿는 곳에 누각 있어 
親賢樂利迄悠悠(친현락리흘유유) : 어진 사람 가까이 하고 이로움을 넉넉하구나. 
自從矗石新開宇(자종촉석신개우) : 촉석루 따라 새 집 짓고나니
六六鳴隨上下流(육육명수상하류) : 봉황새 울며 따르며 위 아래로 흘러간다.  

무제(無題)-조식(曺植) 무제-조식(曺植)
斯干日日樂靡違(사간일일락미위) : 이 물가 날마다
  즐거워 마음 거스르지 않아 
舍此談天未是奇(사차담천미시기) : 이곳 버리고 
하늘을 말하는 건 기이하지 못하다.
智異三藏居彷佛(지이삼장거방불) : 지리산 삼장에
서 사는 곳이 그럴 듯하나 
武夷九曲水依俙(무이구곡수의희) : 무이구곡의
 물은 아련하기만 하여라. 
鏝墻瓦老風飄去(만장와로풍표거) : 잘 바른 담장과
 기와도 오래되어 바람에 으스러지고
石路歧深馬自知(석로기심마자지) : 돌길은 갈라
져도 깊어도 말은 절로 아는구나. 
皓首重來非舊主(호수중래비구주) : 늙어 흰 머리로
  다시 오니 옛 주인 아니고 
一年春盡詠無衣(일년춘진영무의) : 한 해의 봄은
 다 가는데 「無衣」를 읊어본다. 

관서유감(觀書有感)-조식(曺植) 책을 본 감회-조식(曺植)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 반 이랑의 모난 못이 한 거울로 나타나니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 하늘 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 하는구나.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 이같은 맑음을 어찌 얻을 수 있었냐고 물으니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 원두에 살아  살아있는 물이 솟아나기 때문도다. 

함벽루(涵碧樓)-조식(曺植)  함벽루(涵碧樓)-조식(曺植)
喪非南郭子(상비남곽자) : 잃음을 남곽자 처럼 
하지 못해도 
江水渺無知(강수묘무지) : 강물은 아득하여 알지도
 못하여라. 
欲學浮雲事(욕학부운사) : 뜬 구름 같은 일들
 배우려 해도 
高風猶破之(고풍유파지) : 높은 풍취가 오히려
그것을 깨어버린다.  

기건중(寄楗仲)-조식(曺植) 건중에게-조식(曺植)
冥鴻矯翼海南飛(명홍교익해남비) : 큰 기러기 높이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正値秋風木落時(정치추풍목락시) : 가을 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는 바로 그 때였다. 
滿地稻粱鷄騖啄(만지도량계무탁) : 땅에 가득한
 벼 낟알을 닭들이 쪼는데 
碧雲天末自忘飢( 벽운천말자망기) : 푸른 구름 
하늘 가에 스스로 주림을 잊었다. 

◆덕산복거(德山卜居)-조식(曺植) 덕산에 살면서-조식(曺植)
春山底處無芳草(춘산저처무방초) : 봄 산 아래라면
 향기로운 풀 없으랴만
只愛天王近帝居(지애천왕근제거) : 단지 천왕봉이 
하늘에 가까 있음이 좋아라.
白手歸來何物食(백수귀래하물식) :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먹고 살건가?
十里銀河喫有餘(십리은하끽유여) : 십 리 긴 
은하수 먹고도 남음이 있도다. 

유감(有感)-조식(曺植) 느끼어-조식(曺植)
忍飢獨有忘飢事(인기독유망기사) : 굶주림 참는
 데는 굶주림 잊는 일 뿐 
總爲生靈無處休(총위생령무처휴) : 모든 백성들은 
쉴 곳이 완전히 없게 되었다. 
舍主眠來百不救(사주면래백불구) : 집 주인은 잠만
 자고, 아무것도 구하지 못하니 
碧山蒼倒暮溪流(벽산창도모계류) : 푸른 산의 
푸르름이 저문 개울물에 드리웠구나

산해정우음(山海亭偶吟)-조식(曺植) 산해정에서 우연히 짓다-조식(曺植)
十里降王界(십리강왕계) : 왕이 탄생한 경계와는
 십 리 길 
長江流恨深(장강류한심) : 긴 강물에 흐르는 한이
 깊어간다 
雲浮黃馬島(운부황마도) : 대마도로 떠가는 구름 
山導翠鷄林(산도취계림) : 푸른 계림으로 산이 
뻗혀 있구나.

지뢰음(地雷吟)-조식(曺植) 지뢰상괘를 읊다-조식(曺植)
易象分明見地雷(역상분명견지뢰) : 주역의 상은 
분명히 지뢰괘상에 보이는데
人心何昧善端開(인심하매선단개) : 마음은 어찌
 선의 실마리가 열림을 모르는가
祇應萌蘖如山木(기응맹얼여산목) : 싹트나옴이 
오로지 우산의 나무 같나니
莫遣牛羊日日來(막견우양일일래) : 소나 양을 
날마다날마다 오게 하지 말지어라. 

무제(無題)-조식(曺植) 제목 없이-조식(曺植)
服藥求長年(복약구장년) :약을 먹어 장생을 구해도
不如孤竹子(불여고죽자) :고죽군의 자식만
 못하리라
一食西山薇(일식서산미) : 수양산 고사리를 한 
 캐어 먹고
萬古猶不死(만고유불사) : 만고토록 여전히 죽지
 않았구나. 

종죽산해정(種竹山海亭)-조식(曺植)산해정에 대나무를 심으며-조식(曺植)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 대나무는 고고해도 
외롭지 않으니
髥叟則爲隣(염수칙위린) : 소나무가 그것의 이웃이
 되었도다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 바람과 서리 칠 때를 
기다리지 말라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 아름다운 이것에서
 진리를 볼 수 있도다.

만성(漫成)-조식(曺植) 우연히 짓다-조식(曺植)
天風振大漠(천풍진대막) : 하늘의 바람 거대한
 사막을 흔들고

疾雲紛蔽虧(질운분폐휴) : 흘러가는 구름은 천지를 덮어가린다
鳶騰固其宜(연등고기의) : 솔개의 날아오름은 
당연하나
烏戾而何爲(오려이하위) : 까마귀 맞지 않게
 울어대니 무얼 하려나. 

황계폭포1(黃溪瀑布1)-조식(曺植) 황계폭포-조식(曺植)
投璧還爲壑所羞(투벽환위학소수) : 구슬을 던져도
 골짜기에 부끄러울 정도
石傳糜玉不曾留(석전미옥불증류) : 암벽에는 구슬 
가루 머무른 적 없었도다.
溪神謾事龍王欲(계신만사룡왕욕) : 계곡 신이
 태만한 일로 용왕이 욕심 내어
朝作明珠許盡輸(조작명주허진수) : 아침에 만든 
명월주를 다 싣고 가게 두었구나. 

황계폭포2(黃溪瀑布2)-조식(曺植) 황계폭포-조식(曺植)
懸河一束瀉牛津(현하일속사우진) : 달아맨 듯
 한 물 한 줄기 은하처럼 쏟아지고 
走石飜成萬斛珉(주석번성만곡민) : 구르 내린 돌은 
갑자기 만 섬 옥돌로 되었구나.
物議明朝無已迫(물의명조무이박) : 세상의 비판도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그치리니
貪於水石又於人(탐어수석우어인) : 물과 돌을 
탐하고 나아가 또 사람을 탐하리라. 

산중즉사1(山中卽事1)-조식(曺植) 산속에 읊다-조식(曺植)

從前六十天曾假(종전육십천증가) : 종전의 육십 년은 하늘이 빌려 주고
此後雲山地借之(차후운산지차지) : 차후의 구름
 낀 산은 땅이 빌려 주었다.
猶是窮塗還有路(유시궁도환유로) : 막다른 길에도 
또다시 길 있으니
却尋幽逕採薇歸(각심유경채미귀) : 그윽한 오솔
 길을 찾아 고사리 캐어 돌아온다. 

◆산중즉사2(山中卽事2)-조식(曺植) 산속에 읊다-조식(曺植)
日暮山童荷鋤長(일모산동하서장) : 석양에 산골 
아이 호미 메고 서서
耘時不問種時忘(운시불문종시망) : 김맬 때를 묻지 
않고, 심은 때도 잊었도다.
五更鶴唳驚殘夢(오경학려경잔몽) : 깊은 밤, 학 
울음에 새벽 꿈을 깨니
始覺身兼蟻國王(시각신겸의국왕) : 개미 나라 왕을
 겸한 내 몸을 알게 됐도다.   

청학동(靑鶴洞)-조식(曺植) 청학동에서-조식(曺植)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 고독한 학,
 구름 뚫고 천상으로 돌아가고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 한 줄기 맑은 
개울, 옥같은 물결 인간계로 흘러온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 날개치며 날아 
감이 누 되는 누가 아님을 알아도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 마음 속에 담은 
산과 강들, 나는 못보았다 말하리라. 

유안음옥산동(遊安陰玉山洞)-조식(曺植) 안음 옥산동에서 놀다-조식(曺植)
春風三月武陵還(춘풍삼월무릉환) : 삼월 봄바람 
무릉도원에서 돌아오니
霽色中流水面寬(제색중류수면관) : 개인 하늘 빛에
 흐르는 시냇물은 넓기도 하다.
不是一遊非分事(불시일유비분사) : 한 번 노니는 
일, 분수 는 일은 아니어도
一遊人世亦應難(일유인세역응난) : 인간 세상에서
 한 번 노는 일이 응당 어렵도다. 

증황강(贈黃江)-조식(曺植) 황강에게-조식(曺植)
思君霜月正離離(사군상월정리리) : 상월에 그대 
생각하니 그리워라
新鴈時兼旅燕歸(신안시겸려연귀) : 기러기 새로울
 절후에 제비는 돌아간다. 
紅葉滿山全有色(홍엽만산전유색) : 단풍잎 산에 
가득 하니, 온통 붉은 색
靑松留壑半無枝(청송류학반무지) : 골짜기에 남은 
푸른 솔은 가지가 반쯤 없다.
侵陵白髮愁爲橫(침릉백발수위횡) : 달려드는
 백발에 근심은 뒤얽히고
鳴咽蒼生稔益飢(명인창생임익기) : 오열하는 백성
들은 풍년에 더욱 굶주린다.
果腹噎懷書不得(과복일회서불득) : 더러 붙은 배,
 답답한 생각을 적을 수없으니
黃芚老子爾能知(황둔로자이능지) : 우직한 황강 
노인네, 당신은 알 수 있으리라. 

문리우옹환향(聞李愚翁還鄕)-조식(曺植) 이우옹이 귀향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山海亭中夢幾回(산해정중몽기회) : 산해정에서 
꾼 꿈이 몇 번이던가 
黃江老叟雪盈腮(황강로수설영시) : 황강 노인 
두 뺨에 가득한 흰 눈
半生金馬門三到(반생금마문삼도) : 반평생 금마 
 문에 세 번 이르러도 
不見君王面目來(불견군왕면목래) : 임금님의
 용안은 뵙지도 못하고 왔구나. 

증별대곡(贈別大谷)-조식(曺植) 대곡과 이별하며 주다-조식(曺植)
出自北門同渡漢(출자북문동도한) : 북문으로 나와 
같이 한강을 건너니
三同猶有姓非同(삼동유유성비동) : 세 가지는
 같은데 성씨는 다르구나.
九皐鶴和曾心願(구고학화증심원) : 구곡 골짜기
에서 학의 화답을 일찍이 바랐으나
千里星分已道窮(천리성분이도궁) : 길은 이미 
막히고, 천 리 멀리 별자리 나누어졌다.
野水東流歸不返(야수동류귀불반) : 들판의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고
塞雲南下去無從(색운남하거무종) : 변방의 구름은 
남으로 내려가니 뒤좇을 수 없구나.
丁寧白日相思意(정녕백일상사의) : 정녕코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
魂夢慇懃他夜通(혼몽은근타야통) : 다른 날, 꿈속
 에서라도 은근히 통할 수 있을거야. 

신별이학사증영(贐別李學士增榮)-조식(曺植) 학사 이증영에게 주다-조식(曺植)
送君江月千尋恨(송군강월천심한) : 그대 보내려니,
 강 위의 달도 천 길 한을 머금고
畵筆何能畵得深(화필하능화득심) : 그림으로 어찌
 이 깊은 마음 그려낼 수 있겠는가.
此面由今長別面(차면유금장별면) : 얼굴이야 이제
부터 오랜 이별의 얼굴 되겠지만
此心長是未離心(차심장시미리심) : 마음이야 길이 
길이 결코 헤어지지 않는 마음이라네.

 증 최현좌(贈崔賢佐)-조식(曺植)최현좌에게 주다-조식(曺植)
金積烟雲洞(김적연운동) : 금적산 안개와 구름 
낀 골짝
逢君雙涕流(봉군쌍체류) : 그대를 만나니 두 줄기
눈물 흐른다 
憐君貧到骨(련군빈도골) : 그대 뼈에 사무친
 가난이 가련하고
恨我雪渾頭(한아설혼두) : 내 서릿발 머리가 
한스럽도다.
碧樹初經雨(벽수초경우) : 푸른 나무에 비가 막 
지나가고
黃花正得秋(황화정득추) : 노란 국화는 바로  
가을을 만났구나.
還山抱白月(환산포백월) : 산에 돌아와 밝은 달을
   끌어안고서,
魂夢付悠悠(혼몽부유유) : 내 혼과 꿈을
 한가로음에 부치노라. 

기숙안(寄叔安)-조식(曺植) 숙안에게 부친다-조식(曺植)
梅上春候動(매상춘후동) : 매화나무 위엔 봄 기운 
감돌고
枝間鳥語溫(지간조어온) : 가지 사이로 새 소리 
따스하도다.
海亭山月白(해정산월백) : 산해정에 산속 달이 
밝은데
何以坐吾君(하이좌오군) : 어찌하면 나의 그대를 
불러 앉힐까.  

제황강정사(題黃江亭舍)-조식(曺植) 황강정사에 제하다-조식(曺植)
路草無名死(로초무명사) : 길 가 풀은 이름 없이 
죽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 산속 구름은 자유로이
 피어오른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 강은 가없는 한을 흘려
 보내어도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 돌머리와는 다투어
 흐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