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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처리[春化處理] 올겨울은 예년보다 최 강급 북극 한파를 지났으니 이제는 좀 따뜻해 지려나 보다. 한증막[汗蒸幕] 같이 더울 때는 차라리 겨울이 나을 것만 같았는데 막상 동장군[冬將軍] 한파를 겪고 나니 은근히 여름이 견디기 나을 것 같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겨울은 추워야 한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부작용[副作用]이 나타난다. 식물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가을보리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한다. 가을 보리씨를 봄에 심으면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만약 가을보리를 이듬해 봄에 심으려면 춘화처리[春化處理]가 필요하다. 춘화처리[春化處理]란 보리씨를 겨울처럼 추운 상태로 일정 기간 보관하여 혹한 과정을 겪게 하는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야로비 농법이라 하는데, 즉 작물의 씨앗을 일정한 기간 동안 고온 또는 저온으로 처리함으로써 발육에 변화를 주어 꽃이 피고 열매 맺은 것을 빠르게 하는 방법이란다. 이것은 러시아 유전학자[遺傳學者] ‘리센코’라는 사람이 세운 이론인데, 식물의 영양 생장기[生長期]의 길이는 품종의 유전적 성질과 그것이 생육할 때의 외적 환경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추파종자[秋播種子]를 일정한 기간 저온에 두었다가 춘파[春播]하면 순조롭게 출수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보리 한 알에도 이런 뜻이 숨겨져 있는데 우주의 섭리를 다 담고 있는 인간의 삶은 어떠할까? 사람에게도 혹독[酷毒]한 시련[試鍊]을 이겨내어야 명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유배를 당하여 모진 고생을 하였기에 ‘목민심서’라는 명저를 남겼으며 추사 김정희[金正喜]도 유배지의 모진 추위와 싸우면서 ‘새한도’라는 걸작[傑作]을 남겼다. 또한 중국의 사마천은 남성의 거시기를 거세당하는 궁형[宮刑]을 당하고서 비통한 마음으로 ‘사기열전’이라는 역사서[歷史書]를 남겼다. 인간은 열악한 환경에서 불굴의 신념과 집념으로 자신을 이겨내어 불후[不朽]의 명작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질풍경초[疾風勁草]라는 말이 있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강한 풀을 알 수 있다고… 2021년 1월 일 석암 조헌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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