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란 보통 정도를 넘어서 매우, 몹시, 아주 등으로 쓰인다. 산다는 게 왜 이렇게 바쁜지… 몇십 년 같이 다니던 앞산 산 친구가 주택을 매도[賣導]하고 월배 아파트를 매수[買收]하여 이사[移徙]를 한다니 못내 섭섭하다.
매일 아침 만나는 산행[山行] 친구 10여 명과 밥 한 끼라도 같이 먹으려니 고놈의 코로나 때문에 좌석[坐席]을 따로 예약하여 지난 주 토요일 맛사랑 식당에서 양곰탕에 막걸리 한잔 하였다.
산다는 게 무척 바쁜 건지 바쁜 척하는 건지 내가 내 마음을 모르니… 우엣거나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에 무척이란 말의 뜻은 여러가지 있다. 척[隻]은 “서로 원한을 품고 미워할 일을 만드는 것”이다.
척은 원래 조선시대에 민사[民事]와 관련된 소송[訴訟]이 벌어질 때 피고[被告]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고소[告訴]하여 피고를 만드는 것을 '척짓다'라고 하는데 소송을 걸어 싸우면 결국 서로 원망 [怨望]하는 사이가 되므로 척을 짓지 말라 하였다.
'척짓는다' 하면 다른 사람과 원수지간[怨讎之間]이 되는 것을 말하였다. 그래서 무척[無隻]이라는 말은 척이 없는 것, 즉 원수지간이 없는 것을 나타낸다. 한 세상을 편안히살려면 척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옛날에는 마음 편한 생활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교훈[敎訓]이 있었다. 남에게 원억(寃抑) 을 짓지 말라, 척(隻)이 되어 갚느니라.
또 다른 의미로는 무척[舞尺]이라 해서 신라시대[新羅時代] 춤을 잘추는 사람을 말하며 이를 '춤자이'라고 했다.
또한 무척[無尺]이라 하여 원래 이 말은 공사무척[孔蛇無尺] 구멍에 든 뱀의 길이를 알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마음이나 재주를 헤아리기가 아주 어렵다는 뜻이다. 무척 바쁘다 하면 잴 수 없을 만큼 바쁜 것을 의미[意味] 한다. 우리 모두 서로 원한[怨恨]을 품고 미워할 척을 두지 말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