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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려
率香/손숙자
하늘을 품고 널브러진 낮달은
온 세상 감싸 안고
바람에 실려 가고
고운 빛 오더니 이별이란 이름으로
지독한 아픔 떨쳐 낸다 슬픈 바람에 실려
떠나간 사랑이 물기 머금은 눈망울에
그리움 담겨 새벽녘 붉은 바닷물들이고
그 속에 내가 서성이고 있다.
세월에 떠밀려 가던 내 인생
눈 한번 감았다 뜨고 뒤 돌아보니
숨 가쁜 내 삶은 성큼 다가와
발아래 머물러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