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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투탁(投託)

by 석암 조헌섭. 2019. 7. 13.
 투탁()

투탁(投託)의 한자어는 던질투(投) 부탁할 탁(託)으로 내 몸을 남에게 의지함을
말한다. 투탁의 종류도 다양하다.
공사천(公私賤) 또는 양민(良民)이 신공(身貢)·
조세(租稅)· 공물(貢物)·
군역(軍役) 등의
 무거운 부담을 피하여 왕실 직속의
내수사(內需司) 또는
대군(大君)·
제군(諸君)·권세가(權勢家) 등에 스스로 들어가
의탁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육신이 자꾸 퇴보하는 것 같아 서글픔에 빠질 때가 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이제 몇 년이 지나면 의지대로 스스로 할 힘을 잃게 될 것이 아닌가!
생로병사(生老病死)라!  사람 반드시 겪어야 하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가지 고통은 누구에게나 돌아오는 것일진 대…
 
우리도 나이가 들면 병고로 남에게 의지하여 생활하게 될 것이 아닌감!
불편하고 미안하고 살아 있음이 고통(苦痛)이 될 것이지만, 마음 놓고 이 몸을
 맡길곳이 있으면 다행이다.
처,자식이건, 양로원이건, 요양병원이건 몸의 기능을 대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와석종신(臥席終身)할 때까지 그런대로 사람 모양새를 하고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나를 남에게 맡겨서 기대어 살아가는 모양새를 투탁(投託)이라 한다.
투탁(投託)을 요약해보면 고려와 조선 시대 일반 양민이 세력 있는 자의 노비로
 신분을 위장하여 국역 부담에서 벗어나거나, 자기 토지를 면세자나 기관에
 거짓으로 기증하면서 조세(租稅)를 포탈(逋脫)하는 행위이다.

옛날 조선에서 살아갈 방도가 없는 빈민(貧民)이 돈 푼깨나 있는 양반에게
 자신의 삶을 의지하는 일이 있었는데, 경북 의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남편이 죽어 걸식(乞食)하던 세 모녀가 있었다.
삶에 지쳐서 세 모녀는 결국 양반가에 의탁해 노비(奴婢)가 되었고 계약서에
 손바닥 도장을 찍었다.

 투탁(投託) 계약서(契約書)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살 도리가 막막한 저 자신과 7세 윤정, 2세 제심 3인을 훗날 태어난 아이와
 아울러 영영 드리오니 뒷날 혹 잡담하거든 관에 고해 바로 잡으세요”라고
되어 있었다.

또한 일반 양민이 세력있는 자의 노비로 신분을 위장하여 국역(國役) 부담에서
 벗어나거나 자기 토지를 면세자나 기관(사원, 관가)에 거짓으로 기증하면서
 조세(租稅)를 포탈하였는데  이것도 투탁이라 하였다.
이는 권력의 수탈행위로부터 자기의 재산을 위법하게 지키려는 행위로 세금으로
  뺏길 바에 투탁 노비(奴婢)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날에도 여러 가지 투탁행위가 성행하는데 원인이야 다르지만,

행태는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부정한 돈을 감추는 명의신탁(名義信託), 위장 증여, 연예인들의 돈과 인기를 위한
 투탁 등 가진 자들의 투탁행위는 사회의 고질병(痼疾病)이 되고 있다.

평생을 처성자옥(妻城子獄)이라 (妻) 이고 자식 감옥(監獄) 아내 자식
있는 사람 그들에게 얽매여 다른 자유롭게 없음인 데,
 살다가 망가진 몸땡 의지할 데 없으면 풍(風)찬 생활(生活)을 어찌 견디랴!

2019년 7월 일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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