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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애묻이

by 석암 조헌섭. 2021. 1. 23.
묻이
 
옛날에는 딸을 낳으면 경[慶事] 치고 아들을 낳으면 통곡으로 지새웠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게도 아들을 낳아 가문의 대를 이어가기를 소[所願]지만 
아들을 낳으면 집안의 우[憂患]리가 되었던 것이었다.
 
조선 중기 때 오랜 전란[戰亂]으로 나라 살림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부족한 재원을 백성들의 세금으로 채우자니 자연히 가렴[苛斂誅求]의 
[稅政]일 수 밖에 없었다. 
 
지방[地方官] 그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죽은 사람에게 군포를 부과하는 
백골징포白骨徵布]나  어린아이에게 부과하는 황구첨정[黃口簽丁], 이웃이나
친척들에게
대신 물리는 인징[隣徵], 족징[族徵] 등을 감행했다.

 
이 수탈을 면하고자 어린 아기를 어머니가 둘러 업고 아버지가 구덩이를 파
 아기를 묻는데 차마 묻지 못해 통곡[痛哭]하는 것이다. 
야반[夜半]에 통곡 소리가 나면 오늘도 애묻이를 하는구나 하며 고개를
돌린다고
했다.
 
래서 애묻이라는 말이 생겼으며 우리나라 도처에는 ,애묻이 골(애장 골).
 이라는 지명[地名]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엣날 사람들이 굶어 죽어 나갈 만큼 심한 흉년[凶年]이 들어 지독한 구두쇠도
 굶은 지 오래지만 누구도 가진 곡식 쉬 내주지 않았다. 

 꼴깍 꼴깍 며칠을 굶은 구두쇠 아들 금방 숨이 넘어가게 되었으니 넋이나간
구두쇠는
그 길로 천석꾼에게 달려가 메밀 죽 한 그릇과 논 여덟 마지기를 바꾸었다.
메밀죽 한 그릇에 담긴 구두쇠 아비으 마음은 어떠했을까?


으로 연명하는 어렵고 힘든 시절… 흰  그릇과   떼기를 바꾸었을까. 
그래서 흰배미라는 이름을 가진 도 있지 않는가? 
참 전설같은 우리 선조[先祖]의 이야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한 삼국시.대 신라의 효자 손순[孫順 ]은 먹을 것을 두고 노모와 갓낳은 
 자식과의  싸움을 보다 못해 아기를 둘러 업고  들판에 나가 생매장[生埋葬] 하려고
 땅을 팠다는 이야기도 있다.
 
먹을 것이 모자라 어린 자식과 늙은 노모가 적은 양식[糧食]으로 항상 싸우므로 
그 중간에서 아버지로서의 본능적인 자식의 사랑과 인위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양자 택일
[兩者擇一]의 가혹한 시련을 받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기근과 왜란 속에서도 이처럼 부모에 효도하려 했던 효도 지상주의[至上主義]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산업화 현상으로 
딩펫족[아이를 낳아 기르는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이
 많이 생겼다.
 
부모는 귀찮은 존재로 되어져 양로원[養老院]이나 기도원[祈禱院]에 가두고 아이도 낳지 않은 채 애완동물을 섬기고 사는 족속[族屬]들이란다.  
 자식은 상전이 되어 버린 세상이다. 
어려서는 애들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고 늙어서는 며느리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무너진 둥우리  안에 온전한 달걀 없다’ 고 했다.
부모의 권위[權威]가 없어진 가정은 가정[家庭]이랄 수 없다. 
 
성경에 가장 엄숙한 단어 3개는 가정, 천국, 어머니라고 한다.
가정은 황야[荒野] 같은 세상에서 서로의 사랑과 행복을 가꾸고 손질하는 심신의
 안식처[安息處]이며 천국은 우리의 영혼[靈魂]이 영원히 살 수 있는 곳이며,
 어머니는 자녀를 위한 사랑과 희생과 눈물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애묻이를 하며 통곡[痛哭]하던 그 어머니도 없고, 
애묻이를 하며 늙으신 노모에게 효도[孝道]하던 그 아버지도 없다.   
얼마나 못살았으면 애묻이란 슬픈 얘기가 있을까? 
 
 유엔 산하 단체로부터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받던 국가에서 이제 당당히 
전 세계를 움직이는 나라가 되었다. 
지난해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G7 국가 이탈리아를 확실히 
제쳤다는 예상[豫想]다. 
 
 최근 경제협력기구 [OECD]는 36개 회원국을 비롯해 유렵지역, 세계주요 국가들의 
[국내총생산] 지수를 공개한 것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기준[잠정치]으로 
1인당 GDP 국민 총생산 4만2136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4만1364달러를 기록한
 일본을 처음으로 앞섰다.

하지만, 공동체만의 갈등과 반목[反目], 배타주의[排他主義], 비토세력[veto勢力]빈부격차 심화, 낮은 법치 수준으로 물질숭배[物質崇拜]가 극단에 이르지 않는가? 
귀족은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 뱃가죽이 두꺼워지고 가난한 백성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생활 빈부격차가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부끄러운 현상이라!  

대한[大寒]이 지나면 양춘[陽春]이 오듯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것이

 세상사[世上事 ]인가! 
 
2021년 1월 일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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