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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2)

"만성 B형 간염, 내성 없는 약으로 완치

by 석암 조헌섭. 2013. 10. 14.

 

"만성 B형 간염, 내성 없는 약으로 완치 가능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3.10.14 00:01 / 수정 2013.10.14 09:21

[인터뷰]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

안상훈 교수가 만성 B형 간염에서 간암이 되기까지 단계별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장년층 사망 원인 1위는 간암을 비롯한 간 질환이다.

간암은 약 80%가 만성 B형 간염에서 유발된다. 다행히 B형 간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B형 간염에 걸리면 만성간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만성화하면 완치가 힘들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국내 환자는 유독 B형 간염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 치료가 더욱 어렵다.

 그런데 최근 만성 B형간염에 대한 완치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를 만나 B형간염의 완치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우리나라에 만성 B형간염 환자가 많다는데.

 “B형 간염은 성인보다 대부분 태아 때부터 감염된다. 태아감염은 만성화하기 쉽다.

 우리나라는 1983년에 예방 백신이 도입됐고, 1995년부터 신생아 접종이 의무화됐다.

그 이전 세대,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에서 만성 B형간염이 많은 이유다.”

-B형 간염치료제 내성환자가 많은가.

 “그렇다. 다른 나라보다 많다. 이는 치료제 선택과 관련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내성이 많이 생기는 약제 사용이 적었다. 또 내성이 생기더라도 신속히 두 가지

약제를 병합하는 치료(구조요법)에 보험적용을 해줬다. 적절한 대응이었다.

 한가지 약제를 단독치료 하는 것보다 병합치료는 내성이 상당히 적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병합치료는 상당기간 보험에서 인정하지 않고 단일약제로 바꾸는

 것만 인정했다. 단일 약제로 바꾸면 금방 또 내성이 생긴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비해 두 가지 이상 약제에 내성(다약제내성)을 보이는 환자가

 많아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내성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내성이 생기면 약이 잘 듣지 않는다. 혈중에 바이러스 농도가 증가하고 결국

간염이 악화된다. 혈중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것은 바이러스 증식이 많다는 뜻이고,

 간 질환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내성이 생기지 않는 치료제가 필요할 텐데.

 “2008년도에 미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테노포비어(상품명: 비리어드)의

 경우가 그렇다. 임상연구 결과, 6년간 내성 발생률이 0%로 나타났다.

 내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된 현재 유일한 B형간염 치료제다.

이 약만큼 내성에 탁월한 약은 아직 없다. 바이러스 억제 효과 역시 99%로 나타났다.

 장기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2012년 12월부터 보험이 적용돼

초기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완치도 가능한가.

 “치료 목표는 단기와 장기목표가 있다. 단기목표는 바이러스가 혈액에서 검출되지

않도록 억제한다. 장기목표는 억제상태로 유지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현재 내성 없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수준까지는 왔다.

 약을 장기 복용한 일부 환자들은 투약 중단도 고려할 수 있다. 5년간 복용했을 때는

 11%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졌다. 결국 완치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약은 간경변이 호전돼 다시 간염상태로 돌아올 수도 있다.

내성 없이 오래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완치 가능성을 연 것이다.”

-이미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환자의 간 상태를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인가.

 “만성 B형 간염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한 테노포비어 연구 중 간경변증이 있었던

 환자가 96명이었다. 5년간 치료했더니 이중 71명(74%)에서 간경변증이 개선됐다.

 간경변이 진행된 사람도 되돌아 올 수 있다는 말이다. 열심히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간염은 완치 가능하고, 간경변도 돌아올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증상이 없다고 약을 중단하면 다시 바이러스가 증식한다. 간혹 간염이 심각하게

 재발해 최악의 경우 간 이식을 받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또 B형 간염이 간경변증이

 되면 무조건 간암이 되는 줄 알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치료를 꾸준히

받았을 때 완치의 길은 분명히 있다.”

◆ 안상훈 교수는=연세대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국제자문위원으로 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영양조사 간염분과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글=류장훈 기자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