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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도문대작[屠門大嚼]

by 석암 조헌섭. 2021. 8. 25.
도문대작[屠門大嚼]

현재 공석인 경기도 관광공사(觀光公社) 사장으로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가 내정되었다가
도중 사퇴(辭退)하여 일단락되었다.

음식 평론가 하면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이다.
조선시대(朝鮮時代) 음식 평론가로서 아버지 허엽, 백형 허성, 중형 허봉,
여동생 허난설현과 함께 오문장가(五文章家} 라고
불리는 가문의 유학자이다.
오십이 못된 나이에 오우분시(五牛分屍)로 사지가 찢겨 죽임을 당하는 불운의 혁명아였다.

그의 아버지 허엽(초당)은 강릉에 살면서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 두부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여
지금도 강릉에 가면 초당 두부가 유명(有名)하다. 그 가문답게 허균은 타고난 식신(食神) 집안의
후예(後裔)임은 틀림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문화에 대해 저술한 허균의 명작이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온다.

도문대작(屠門大嚼)이란?

도문(屠門)은 도살장의 문으로 푸줏간의 문 앞에서 고기 잡는
모습을 보면서 대작(大嚼)은 먹고 싶어 질겅질겅 씹는 척만 한다는 뜻이다.
이 글은 1611년 전라도 함열에 귀양(歸養)가서 전국 8도의
식품과 그 산지에 관해 기록한 책이다.

방풍죽(防風粥, 강릉), 석이병(石耳餠, 개성), 엿 · 대만두(大饅頭) · 두부 · 다식(茶食) ·
웅지정과(熊脂正果) 등 병이류(餠餌類) 11종,
강릉의 천사배(天賜梨),
전주의 승도(僧桃)등 과실류 28종, 곰 발바닥(熊掌),

표범의 태(豹胎), 사슴의 혀와 꼬리 등 비주류(飛走類) 6종,

붕어 · 청어 · 복어 · 송어 · 광어 · 방어 · 도루묵 · 홍합 · 대하 등 해수족(海水族) 46종,
무 · 배추 등
채소류 33종, 기타 5종을 나열하고, 이들 식품의 특징(特徵)과 명산지를 밝혔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를 끄는 것은 실국수(絲麪)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국의 오동(吳同)이라는
사람이 이를 잘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오늘날의 ‘우동’이라는 음식명이 원래 중국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추측(推測)하게
하는 대목이다.

후진 음식들만 먹다 보니 옛날 먹었던 산해진미(山海珍味)들이 떠올라 전국에 분포한
각 지방 별미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끝으로 서울 음식 28종을 계절과 재료(材料)에 따라 분류(分類)하였다.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 물만 있으면 되는 청빈(淸貧)한
유생들에게 쓰잘머리 없는
식탐(食貪)일지 모르지만,  “
나는 스스로 경계한다,”는 명분으로 간결한 말투로 풀어낸

우리나라 음식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중요한 문헌(文獻)이 탄생한 것이다.

나이가 들면 양보다 질이다.
각종 행사나 동창회 등 모임이 있을 적마다 회식 장소나 손님을 청할 때 음식 종류(飮食 種類)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일 때
도문대작(屠門大嚼)을 참고해 보면 좋을 듯하다.

2021년 8월 일
석암 조 헌 섭


강원의 맛, 허균의 도문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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