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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단오

by 석암 조헌섭. 2020. 6. 28.

 오(端午)


엊그제 6월 25일이 단옷날이었다. 금년 단오는 윤사월이 있어 늦은가 보다.

단오(端午)는 단오절 중오절(重五節)라고 불리기도 하며,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 한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자는 다섯의 뜻으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한다.

 

중오절(重五節)은 오(五)의 숫자가 겹치는 5월 5일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 겨레는 이날을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 이라고 생각했다.
음양 사상에 따르면 홀수를 ‘양의 수’라 하고 짝수를 ‘음의 수’라 하여 양의 수를
길수(吉數)로 여겼다.

따라서 이 양의 수가 중복된 날은 명절로서 설(1월 1일)·삼짇날(3월 3일)
 ·칠석(7월 7일)·중앙절(9월 9일) 등이 있다.
이날은 다양한 시절 음식과 세시 풍습이전해 오는데,
우리말 이름 수릿날은 쑥떡을 해 먹는다, 쑥떡의 모양이 수뢰 바퀴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리’란 명칭이 붙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555라 하여 음력 오월오일 오시에 익모초(益母草)를 채취하는 풍습이 있다. 
이는 일 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단옷날 중에서도 오시(11~13시)가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이므로 이 시각을 기해 익모초(益母草)와 쑥을 뜯어다 말려
약용(用)으로 썼으며 익모초는 특히 어머니에게 이롭다고 하여 효녀 딸들이
열심히 뜯어다 즙을 만들어 드렸다고 한다.


오시(午時)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
친다고 믿었다. 
또한 가수(嫁樹)라 하여 과수나무 시집 보내기 행사도 하였는데, 

이는 과일나무 사이에 돌을 끼워 풍성한 과일의 수확을 기원하는 점풍(占豊)으로 

다리를 벌린 채 여자 형상을 한 나뭇가지 사이에 남자를 상징하는 돌을 끼움으로써

 다수확을 기원하는 이 유풍(遺風)이 있었다.

 

대추나무를 시집 보내는 풍습은 사람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혼인해야 열매를 맺는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도끼로 나무를 두드리기도 하였다.

이 행위는 도끼에 신비한 잉태(孕胎)의 힘이 있다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도끼로 점을 치기도 하는데, 도끼에는 마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작은 도끼 서너 개를 끈으로 꿴 것이나 이를 넣은 주머니를 부인들이 

허리에 차기도 하였다.

 

특히 혼인 첫날밤 신부는 도끼를 요 밑에 깔아 두었는데, 이렇게 하면 아이를   

잉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처럼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두거나 도끼로 나무를 두드리는 행위에서
돌과 도끼는 성교() 혹은 남성의 상징으로 믿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단오를 4대 명절로 즐겼지만,
이제 그 명맥(命脈)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다.

이제라도 단오(端午)를 우리 밸런타인데이로 새롭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0년 6월 일

석암 조 헌 섭

   이미지 출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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