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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와 시조(52)

남명 조식 선생 시 모음 (한시 시조)

by 석암 조헌섭. 2012. 6. 18.

명경대(明鏡臺)-조식(曺植) 명경대에서-조식(曺植)

高臺誰使聳浮空(고대수사용부공) : 높은 누각 누가  공중에 솟게 했을까 
螯柱當年折壑中(오주당년절학중) : 당시 오주가 
골짝이에 꺾인 것이리라. 
不許穹蒼聊自下(불허궁창료자하) : 창공이 저대로 
내려오는 것 허락치 않아 
肯敎暘谷始能窮(긍교양곡시능궁) : 양곡을 다 
볼 수 있게 하려 한 것이리라 

門嫌俗到雲猶鎖(문혐속도운유쇄) : 속인이 이르는 것 싫어 문 앞에 구름 막혀 
巖怕魔猜樹亦籠(암파마시수역롱) : 마귀 시기함을 바위가 
두려워 나무도 에웠으리라. 
欲乞上皇堪作主(욕걸상황감작주) : 상제에게 빌어 주인 
노릇 해 보려해도 
人間不奈妬恩隆(인간불내투은륭) : 은혜 융성함을 인간 세상에서 어찌 질투하니 않을까. 

 

제영양채련당(題永陽採蓮堂)-조식(曺植) 영양 채연당에 제하다-조식(曺植)
樑木蘭江玉沙(양목란강옥사) : 대들보에 목란 
무늬, 강가엔 옥 같은 모래, 
綠野蒼烟渾亦何(녹야창연혼역하) : 푸른 들 파아란 
연기 온통 무엇과 같은가. 

欲把天香聞帝室(욕파천향문제실) : 좋은 향기 하늘에 알리고 싶지만
茫茫下土塵霞(망망하토진하) : 하늘 아래 땅에는 먼지와 돌이 아득하여라.  

 

증성동주(贈成東洲)-조식(曺植) 성동주에게-조식(曺植)
斗縣無公事(두현무공사) : 조그마한 고을이라
  공무 별로 없어                 
時時入醉鄕(시시입취향) : 때때로 술 취한 세상에들 수 있어라. 
目牛無全刃(목우무전인) : 눈에 완전한 소 보이지
 않는 칼솜씨 
焉用割鷄傷(언용할계상) : 어찌 닭을 잡다가  
상하였다 하리오. 

 

기건숙(寄健叔)-조식(曺植) 건숙에게-조식(曺植)
之子五鳳樓手(지자오봉루수) : 이 사람 오봉루의 
솜씨인데

堯時不直一飯(요시불직일반) : 태평성대에도 밥 한 그릇 값도 못한다. 
明月或藏老蚌(명월혹장노방) : 명월주 오래 된 
방합조개에 감춰있건만 
山龍烏可騫楦(산룡오가건훤) : 산의 용은 어찌 
가짜 신골만 찾아 쓰나.  

 

기서사옹(寄西舍翁)-조식(曺植) 서사옹에게-조식(曺植)
萬疊靑山萬市嵐(만첩청산만시람) : 만 겹의 푸른 
산 고을마다 아지랑이

一身全愛一天函(일신전애일천함) : 한 몸은 하늘보이는 곳만 오로지 사랑한다. 
區區諸葛終何事(구구제갈종하사) : 구구한 제갈량
은 끝내 무슨 일을 하였던가. 
膝就孫郞僅得三(슬취손랑근득삼) : 무릎 굽혀 손권
에게 나아가 겨우 삼국을 얻었나.  

 

◆증오학록(贈吳學錄)-조식(曺植) 오학록에게 주다-조식(曺植)
卽懷風振木(즉회풍진목) : 바로 바람에 떨리는
 나무 생각하니 
曾噎義寃人(증일의원인) : 의리에 죽은 사람을
 일찍이 슬퍼하노라. 
無以佳賓餉(무이가빈향) : 아름다운 손 대접할 
방법 전혀 없어 
採之南澗濱(채지남간빈) : 남쪽 개울가에서 마름을 
캐어보노라.

 

강정우음(江亭偶吟)-조식(曺植)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읊다-조식(曺植)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 높다란 다락에 
병으로 누으니 낮꿈 번거로워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 몇 겹의 구름과
 나무가 도화원과 나누고 있나.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 새 물빛은 푸른
  구슬보다 맑은데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 날으는 제비가 
물결 차 생긴 흔적이 미워진다. 

 

민암부(民巖賦)-조식(曺植) 
亙萬古而設險(선만고이설험) : 만고토록 험난함을
 베풀어 두니
幾帝王之泄泄(기제왕지설설) : 몇 분의 제왕이 
예사로 보았었나. 
桀紂非亡於湯武(걸주비망어탕무) : 걸주임금이 
탕무임금에게 망한 것 아니라 
乃不得於丘民(내부득어구민) : 백성들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어라. 
漢劉季爲小民(한유계위소민) : 한나라 유방은 평민
이었지만 
秦二世爲大君(진이세위대군) : 진나라 이세는 임금
의 아들이었어라. 
以匹夫而易萬乘(이필부이역만승) : 필부로서 만승
 천자를 바꿨으니 
是大權之何在(시대권지하재) : 대권은 곧 어디에 
있는 것일까. 
只在乎吾民之手兮(지재호오민지수혜) : 오직 우리
 백성들의 손에 있으니
不可畏者甚可畏也(불가외자심가외야) : 겁낼 것은 
아니나 두려워할 만하리라.  

 

서검병조장원원(書劒柄趙壯元瑗)-조식(曺植) 칼 자루에 써서 장원 조 원에게-조식(曺植)
离宮抽太白(이궁추태백) : 불구덩이에서 태백을
 뽑으니 
霜拍廣寒流(상박광한류) : 서릿발 같은 칼빛이 
달을 치고 흐른다. 
牛斗恢恢地(우두회회지) : 넓고 넓은 견우성과
 직녀성 
神游刃不游(신유인불유) : 정신은 노닐어도 칼날은
 노닐지 않는다.  

 

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조식(曺植) 덕산 개울가 정자 기둥에 제하다-조식(曺植)
請看千石鐘(청간천석종) : 천 석들이 종을 보라 
非大叩無聲(비대고무성) : 크게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나지 않는다. 
爭似頭流山(쟁사두류산) : 겨루어본다면 두류산과
 같나니
天鳴猶不鳴(천명유불명) :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종죽산해정(種竹山海亭)-조식(曺植) 산해정에 대나무 심고-조식(曺植)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 이 대나무 외로운 듯
 외롭지 않아 
髥叟則爲隣(염수칙위린) : 소나무 있어 이웃이 
되기 때문이라.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 바람과 서리 기다려 
보지 않아도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 싱싱한 모습에서 그
 참다움을 보노라. 

 

송월(松月)-조식(曺植) 나무 사이의 달-조식(曺植)
寒聲浙瀝頻蕭颯(한성절력빈소삽) : 차가운 소리 
서걱이고 쓸쓸한 바람 잦아 
天桂交加淨復森(천계교가정부삼) : 하늘의 달빛
 서로 어울려 맑고도 삼엄하다. 
何處獨無繁好樹(하처독무번호수) : 어딘들 번성
하고 좋은 나무야 없으랴마는 
不常其德二三心(불상기덕이삼심) : 항상 그 덕은
두세 마음 갖지 않는 것이리라.  

 

유황계증김경부(遊黃溪贈金敬夫)-조식(曺植) 계에 놀며 김경부에게 시를 보내다-
莫恨秋容淡更疏(막한추용담갱소) : 가을 정경
 조촐 하다 한스러워 말라. 
一春留意未全除(일춘류의미전제) : 봄이 남긴 뜻
 아직 모두 가시지는 않았어라. 
天香滿地薰生鼻(천향만지훈생비) : 하늘의 향기 
땅에 가득차 그 향기 코끝에 생겨나
十月黃花錦不如(십월황화금불여) : 시월의 국화꽃 
에는 비단도 비기지 못할 것이리라.  

 

증별대곡(贈別大谷)-조식(曺植) 대곡에게 시를 주어 이별하다-조식(曺植)
出自北門同渡漢(출자북문동도한) : 북문으로 나와
 함께 한강을 건넜으니 
三同猶有姓非同(삼동유유성비동) : 세 가지는
 같은 데 성씨는 같지 않구나. 
九皐鶴和曾心願(구고학화증심원) : 굽이진 골짜기
에서 학이 화답하는 것 일찍 바랐는데 
千里星分已道窮(천리성분이도궁) : 천리나 떨어져 
별의 구분 이미 길이 막혔구나. 
野水東流歸不返(야수동류귀불반) : 들판의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되돌아오지 않고 
塞雲南下去無從(새운남하거무종) : 변방의 구름은
 남쪽으로 내려가 뒤쫓을 수 없구나. 
丁寧白日相思意(정녕백일상사의) : 정녕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야
魂夢慇懃他夜通(혼몽은근타야통) : 영혼이야 꿈 
속에서라도 은근이 다른 날 밤 통하리라.  

 

◆江亭偶吟(강정우음)-曺植(조식)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지다-曺植(조식)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 병으로 높은 
정자에 누우니 낮 꿈이 어지럽고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 몇 겹이나
 구름 낀 나무숲, 도원이 저기네.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 눈 녹아 흐르는
 물 푸른 옥보다 맑고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 얄미워라,
 제비여! 일부러 툭 차서 자국을 내네.

 

우음(偶吟)-조식(曹植) 우연히 지은 시-조식(曹植)
人之愛正士(인지애정사) : 사람들이 옳은 선비
 좋아하는 것이
好虎皮相似(호호피상사) : 호랑이 껍질을 좋아하는
것과 같아
生前欲殺之(생전욕살지) : 살아 있을 때는 죽이고
 싶지만
死後方稱美(사후방칭미) : 죽은 뒤에는 훌륭하다
 칭찬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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