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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463)

귀소성(歸巢性)

by 석암 조헌섭. 2019. 9. 6.
소성(歸巢性)
 
추석(秋夕)은 설날과 더불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秋夕)’의 어원은 예기(禮記)의 ‘춘조월 추석월(春朝月 秋夕月)’이란 기록에서 
옮겨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추석’을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부르는데, 가을의 계절인 음력 7, 8, 9월 중 음력 8월이 
 가을의 중간이고 또한 15일이 8월의 중간이기 때문에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명절’이란
뜻에서 추석을 중추절(仲秋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 ‘한가위’의 어원은 무엇일까. 먼저 ‘가위’는 ‘음력 8월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를 의미하며 
‘한’은 어떤 낱말 앞에 붙어서 ‘크다’라는 뜻을 더해 주는 우리 고유의 말이다. 
‘한가위’란 명절에 이처럼 ‘크다’라는 뜻과  또한 이 시기가 오곡백과도 탐스럽게 익어가는 
일 년 중 가장 먹을 것이 풍족한 계절인지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덕담을 서로에게 주고받기도 한다. 
 
해마다 추석이 오면 고향을 방문하여 차례를 모시고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성묘하러 '민족대이동(民族大移動)'이 시작된다. 
동물(動物)이 자기 서식 장소나 둥지 혹은 태어난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다시 본향(本鄕)으로 되돌아오는 능력. 꿀벌, 개미, 비둘기, 제비, 등에서  있다.
 
우리 인간의 회기본능(回歸本能) 또한 귀소성(歸巢性)의 한 부분일 듯하다,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인생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들을 지닌체 살아간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성경에서도 우리가 사모하는 곳은 하늘에 있는 “더 좋은 본향” 이라 했다.
하늘나라는 따뜻하고 그리운 어머니의 품과도 같고 고향과도 같다는
신자의 믿음 때문일 것이다.
 
숭어는 알을 까고 나온 후 넓은 바다로 나가 마음껏 살다가 산란기가 되면
제 몸의 부화한 곳의 물 냄새를 기억하여 강물 살을 타고 거슬러 올라 강의 상류로
돌아오는 것을 우리는 모천회귀(母川回歸)라 한다.
 
이 회기본능(回歸本能), 귀소성(歸巢性)이 가장 강한 동물은 애기슴새이다.
이새는 둥지에서 5,500㎞ 나 떨어진 곳까지 밀폐된 용기에 담아 이송해 놓아도
12일 만에 자기의 둥지로 되돌아 온다고 한다.

인간에 있어서 이 자연 회귀를 담당하는 신경세포는 뇌의 마루엽 안쪽에 있는 두 정엽이라
하는데, 두정이던 마루던 한시름 접어두고 바람으로 구름으로 떠돌던 백수육신 회귀하여
 지성의 눈 떴던 그 시절로 돌아가 보면, 심신을 스치고 간 지난날 추억과 인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사람도 약관(若冠)의 나이와 입지(立志)를 지나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불혹(不惑)의 나이 40이 지나면 누가 뭐라 해도 함께 뛰놀던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 삼연이 제일 좋은 연일 듯하지만,

살아가는 환경이 여의치 않을 때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因緣)이라” 했던가. 
러시아의 빈민을 구제한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가장 귀한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
이웃사촌이란 말 보다 한 차원 높은 말인 듯싶으니 
어디서 살던 꿈과 희망(希望)으로 복(福)된 삶 살아 갔으면 좋겠다.
 
중추절을 맞이하여~
석암 조 헌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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